[부동산대책 D-5]겉으론 '서민주거', 실상은 규제완화..이번에도?
내달 3일 부동산대책 발표..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다방면 검토
'서민주거 안정' 강조했지만 규제완화 중점 추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부가 또 다시 부동산대책을 만지작거리면서 서민주거 안정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몰린다.
이번 대책이 강남 재건축단지 등 특정지역의 투기수요를 겨냥한 만큼, 서민주거안정과 직접 관련된 대책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근혜정부 들어 나온 부동산대책 상당수가 서민주거안정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의 효과는 거의 없었던 전례가 있어서다.
다음 달 3일 발표할 추가 부동산대책이 어느 정도 수위에서 결정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한 데다 분양시장도 양극화가 뚜렷해진 점을 감안하면 청약제도를 손보거나 분양권 전매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업계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 호황 이면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손바뀜이 만연했던 만큼 일각에서는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방안을 주문하고 있지만 정부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는 등 부동산경기 부양에 주력했던 점,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을 경우 그나마 국내 경제성장률을 받쳐주는 건설경기가 고꾸라질 우려가 높은 점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착륙을 유도하면서도 투기수요를 걸러낼 수 있는 묘책을 고심하는 배경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대책은 과열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서민주거안정을 목표로 한 구체적인 실행수단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민의 체감도나 대책의 실질적인 내용과는 무관하게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나온 부동산대책 상당수는 서민주거안정을 내걸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한달여 지난 시점에서 발표된 4ㆍ1대책의 정식 명칭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었다. 당시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계획과 맞춤형 주거비 지원방안이 포함됐다. 행복주택은 박 대통령 대선공약집에 나온 주거대책 가운데 하나로 토지매입비용을 낮춰 기존 시세보다 싼 임대주택 공급을 주 내용으로 한다.
같은 해 8월 나온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이나 이듬해 2월 발표한 서민ㆍ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시장 정상화방안, 아울러 그 해 가을께 두달여 만에 잇따라 나온 부동산대책은 겉으로는 모두 서민 주거안정을 표방하고 있다. 금융지원을 늘리고 공적인 성격을 띤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결과적으로 드러난 최근까지의 상황은 당초 발표했던 내용과는 다소 다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부동산대책을 꿰뚫는 화두는 규제완화다. 각종 재건축 규제나 총부채상환비율ㆍ주택담보인정비율과 같은 금융규제가 일제히 풀렸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 역시 이 같은 규제완화가 밑거름이 됐다.
현 정부가 역점으로 삼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역시 서민주거난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거나 앞으로 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정부가 짠 내년도 예산안에도 서민을 외면하는 행보는 잘 드러난다. 국토부는 영구ㆍ국민임대주택에 쓸 내년도 예산을 대폭 줄인 반면 뉴스테이는 2배 가까이 늘려 잡았다가 국회에서 지적을 받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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