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탄2신도시, 강남 규제하니 청약률 '대박'

김민기 2016. 10. 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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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정부가 강남을 규제한다고 하니 막판에 웃돈을 더 올리기 위해 인근 공인중개소들이 청약률을 높이려고 펌프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동탄역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

"박근혜 정부가 끝나기 전엔 부동산 규제가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남아있어 여전히 이 곳 분양 시장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입니다."(분양 대행사 관계자)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막기 위해 시장에 규제 시그널을 던졌지만 오히려 수도권 신도시는 '부동산 불패'를 외치며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이미 분양을 마친 곳이 많아 시장 자체는 소강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입지가 좋은 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에는 분양권 전매를 통한 차익을 챙기기 위해 투기 세력이 기웃거리고 있다.

지난 2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동탄2신도시 '동탄 더샵 레이크 에듀타운'의 모델하우스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분양이 끝나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계약이 안 된 물건이라도 잡기 위해 몇몇 수요자들이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이날 '동탄 더 샵 레이크 에듀타운'의 84㎡A타입은 기타 경기에서 최대 458.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자수도 총 5만3000여 명이 몰리며 종전 동탄2신도시 최다 청약자 수인 4만6000여명을 기록한 '힐스테이트 동탄'을 제치며 동탄 최다 청약자 수 기록을 경신했다.

이 단지는 바로 앞에 우미건설이 주상복합으로 들어서기 때문에 호수가 보이지 않아 조망권이 없는 곳이다. 또 아직 중도금 대출을 해줄 은행이 정해지지 않아 만일 2금융권으로 지정된다면 이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것은 정부가 강남3구를 규제할 수도 있다는 경호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 수요자들이 인근 단지로 움직이는 '풍선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규제가 시그널로만 그치고 실제 시행되지 않고 있자 웃돈을 받고 되팔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단타족'들이 사라지지 않아 경쟁률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또 본격적으로 정부가 규제하기 전 웃돈을 높이기 위해 전국구 '떴다방'이 가점이 높은 1순위 통장을 불법으로 수집해 청약경쟁률을 억지로 높이려는 모습도 보인다.

담당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동탄 호수공원을 걸어 갈 수 있는 장점과 브랜드 아파트라는 기대감이 합쳐지면서 수요자들이 급격히 몰렸다"면서 "심지어 어떻게 청약을 하는지도 모르는 50~60대도 주변 이야기만 듣고 통장 2~3개씩 청약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동탄역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소의 경우도 전날 국토교통부에서 불법 분양권 전매 단속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양을 마친 호수 인근 단지의 분양권 구매를 권유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동탄2신도시 공인중개사회는 '추계야유회 및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전날 일제 단속에 나서자 이틀 연속 문을 닫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 수요자들이 문의를 하면 아직 가격 상승 기회가 있다며 호수공원 인근 단지의 분양권을 추천했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A75블록의 '동탄2 사랑으로 부영 2차'의 경우 웃돈이 2000만원 정도에 계약금이 4000만원이라 6000만~7000만원만 있으면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나중에 입주 할 때쯤에는 웃돈이 1억원 가까이 될 것이라 그 때 다시 분양권을 팔면 된다"고 귀띔했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지금 중도금 대출 규제도 심해지고 보금자리론도 문턱이 높아졌지만 동탄2신도시의 분양권 전매 투기 세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호수공원 바로 옆에 분양하는 우미건설의 주상복합과 동탄역 바로 옆에 들어서는 4개동 49층 규모의 '롯데타운 동탄'의 경우 피가 8000만~9000만원에서 1억원 넘게 형성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강남뿐 아니라 분양권 웃돈으로 인해 과도하게 올라간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값을 잡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이로 인한 피해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의 아파트 값은 이른바 '떴다방'들이 형성시킨 웃돈으로 인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라"며 "2~3년 입주 시기 때는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한 차례 큰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도 "동탄2신도시의 경우 KTX 동탄역 인근 지역 이외에 남동탄 지역까지 서울에 있는 실수요자들이 내려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완공해 입주한 아파트 단지의 집값이 5억~6억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결국 입주 때는 추가 수요가 많지 않아 집값 상승 여력이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혔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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