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해야" vs "시장 냉각".. DTI 규제엔 "신중" 주문

세종=서윤경 기자, 나성원 기자 2016. 10. 1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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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일부 지역 부동산 과열을 전체의 문제로 확산하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으로 경기를 살리던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 정책의 변화를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과열 양상이 일부 시장에 국한된 만큼 정부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정책은 주사를 맞고 당장 효과를 내는 게 아니다”며 “시장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등 일부 지역의 투기과열 양상을 전국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투기과열지구 선정 요건에 맞춰 해당 지역을 살펴보는 등 정부가 신중하게 진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건설과 부동산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과거 정부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기회에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도시행정과 교수는 “예견된 사태였다. 돈 빌려줄 테니 집 사라던 정부의 건설산업·공급자 위주 정책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건설로 경제를 키운다는 전례를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도 “경제 성장 기여도의 40%가 부동산 경기였을 만큼 부동산 경기는 중요했다”면서 “문제는 부동산 붐이라는 게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도록 했는데 경기가 나빠지면 갚을 수 없는 돈이 돼 거시경제 전반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은 동전의 양면처럼 위험한 만큼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부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자칫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시장을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특정 지역의 집값을 낮추려고 정책을 쓰는 국가는 없다”며 “특히 강남 지역 부동산 시장이 꺾이면 전국이 다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지역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해도 수도권 전체적으로 보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귄일 부동산인포 리서치센터 팀장은 “강남에 들어가고 싶은데 못 들어가는 수요자들의 자금이 강동구, 과천 지역 등으로 분산될 수 있다”며 “대책을 쓴다는 게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초에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를 할 수 있는 부문이 부동산밖에 없다는 것도 딜레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은 시장에 맡겨두고 상황을 관망할 때라고 조언했다. 심 교수는 “가격이 오르면 조정을 받게 돼 있고, 지방에서도 서서히 미분양이 늘고 있다”며 “수도권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해 강남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남권의 투기 과열이 심각해질 경우 분양권 전매 제한기간 연장 등 미세조정 정책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서윤경 기자, 나성원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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