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40대 중년 F4' 뜬 시멘트업계 3세 경영

2016. 10. 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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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국내 시멘트 제조업계에 오너가 3세를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있다. 국내 시멘트시장의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는 시멘트업계 7대 메이저 가운데 외국계인 라파즈한라시멘트, 사모투자펀드(PEF)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쌍용양회, 매각을 준비 중인 현대시멘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시멘트사(한일시멘트ㆍ동양시멘트ㆍ성신양회ㆍ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최근 오너 3세 경영 시대로 진입했다.

가족 소유 기업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해온 이들 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주력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룹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시장 점유율 13.5%로 국내 시멘트업계 2위인 한일시멘트는 오너가 3세인 허기호(50) 씨가 최근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시멘트 업계에서 오너 3세가 그룹 최고 수장에 오른 것은 허 회장이 처음이다. 허 회장은 한일시멘트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의 장손이며,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 허채경 선대회장의 4남이자 직전 회장인 허남섭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허 회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미국 선더버드국제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마치고 1997년 한일시멘트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았다.

1997년부터 한일시멘트 관리본부장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했고 2005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허 회장은 그동안 사업성이 취약한 계열사들을 과감히 매각하고 사업 성격에 맞게 합병하는 등 그룹의 내실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대만법인인 계열사 CCP의 인수 및 매각을 주도해 5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투자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상장사 한일시멘트의 최대주주는 허정섭 명예회장(7.95%)이며, 허 회장은 지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허 회장이 보유한 한일시멘트 지분과 한일네트웍스 지분 1.87%의 주식 지분평가액(이달 4일 기준)은 332억원이다.

삼표그룹의 오너 3세인 정대현(39) 부사장도 지난해 인수한 동양시멘트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삼표그룹은 지난해 9월 시멘트-레미콘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위해, 국내 시멘트업계 점유율 12.7%인 동양시멘트를 7943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정대현 씨는 동양시멘트 부사장에 취임했다.

정 부사장은 故 정인욱 강원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장남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MBA 출신인 정 부사장은 2005년 삼표에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2009년 부장을 거쳐 2010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출하량 기준 국내 1위 레미콘업체인 삼표는 외부에 회사를 노출하지 않는 전략으로 그룹을 키웠다.

건설자재를 생산하는 중견그룹이지만 최근에 인수한 동양시멘트를 제외하고는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사라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삼표는 지분 81.9%를 보유한 정도원 회장이 최대주주이다. 그의 장남인 정대현 부사장은 14.0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대현은 현재 그룹의 승계자로 낙점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핵심계열사인 골재 제조ㆍ판매 회사인 신대원(77.96%), 철스크랩 사업회사 네비엔(70%) 등의 최대주주이며, 이를 통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정대현 부사장이 보유한 삼표 주식가치는 최소 1136억원으로 평가된다.

삼표그룹 오너 일가는 특히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일명 ‘아침가리’ 일대 약 5만㎡(약 1만5000평)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 대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동양시멘트 인수에 사용하기 위해 정도원 회장 일가는 개인 소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2800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과 정대현 동양시멘트 부사장이 시멘트를 포함한 기초소재 분야에 신경을 쏟는 것과 달리, 업계 3위와 7위권인 성신양회와 아세아시멘트의 3세들은 신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마표 시멘트’로 유명한 시장 점유율 12.9%의 성신양회 3세 경영자 김태현(42) 사장은 최근 시멘트업계 오너 후계자 중 가장 먼저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김태현 사장은 故 김상수 성신양회 초대 회장의 장손이자 김영준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루이스앤클라크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성신양회 이사로 입사한 뒤 2014년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올해 들어 상장사 성신양회 보유지분을 12.6%까지 늘리면서 사실상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부친인 김영준 회장의 지분은 11.63%이다. 김태현 사장이 보유한 성신양회 지분평가액은 262억원이다.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그는 표면적으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에 관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과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이끌어왔다. 2010년 베트남 현지에 레미콘 제조업체 성신비나(VINA)를 설립해 새 수익원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점유율 7.3%로 업계 7위인 아세아시멘트의 이훈범(47) 사장은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훈범 사장은 故 이동녕 봉명그룹 회장의 손주이자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 회장은 이수영 OCI그룹 회장과는 매제지간이다.

이훈범은 미국 뉴욕대 대학원을 마치고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앤투시에서 근무하다 2006년 아세아시멘트 총괄부사장을 거쳐 2013년 사장에 올랐다.

그는 사장에 오른 후인 2013년 말께 그룹의 사업목적에 종합관광지 휴양지 개발, 식품제조 및 판매 등 35가지 항목을 추가한 바 있다. 이는 주력사업인 시멘트업계의 위기 상황에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평소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그룹 체질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주회사인 아세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20.57%를 보유한 이병무 회장이다. 이훈범은 아세아 지분 6.9%를 소유한 2대 주주이다. 이 사장이 보유한 아세아와 아세아시멘트 0.29%의 지분평가액은 158억원이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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