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엄마·아빠도 주민등록등본에 이름 올린다

김봉수 2016. 10. 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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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 주민등록법 개정안 입법 예고..다문화가정 차별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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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앞으로는 주민등록등본 등에 세대원으로 등록된다.

행정자치부는 11일 외국인인 배우자 또는 직계 혈족을 주민등록 대상자에 표함하는 내용을 담은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한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엔 외국인들은 배우자 또는 직계 혈족이라도 주민등록등본 등 관련 서류에 세대원 표기가 불가능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엄마 또는 아빠가 주민등록 관련 서류에 표시되지 않아 한부모가정 또는 미성년자 단독세대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당사자들에게 인터넷으로 등본 발급이 되지 않는 등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실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는 외국인 A씨는 최근 아이의 학교에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려다가 자신의 이름이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수정하려다 기분 나쁜 말을 들었다.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서 따졌더니 "외국인이라서 그렇다"며 남편과 함께 다시 찾아 오면 주민등록등본 하단에 별도로 표기해 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A씨는 "함께 살고 있는 데도 왜 주민등록등본에 세대원으로 등록되지 않느냐"며 소외감을 호소했다.

이같은 조항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3세 어린이가 엄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만 주민등록등본 상 세대주로 등록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C군은 아빠가 일찍 사망한 후 외국인인 친모와 살고 있지만, 주민등록상 외국인이 세대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엄마 대신 단독세대주로 기록돼 있다. C군의 엄마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주민등록 등본을 떼어봤다가 이같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주민등록표 등본 개선안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등록을 하고 국민인 세대주나 세대원과 함께 거주하는 외국인 배우자 또는 직계혈족은 주민등록 대상자에 포함하여 '외국인'으로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기록ㆍ관리되도록 했다.

직계혈족은 우리 국민인 배우자가 사망 또는 이혼 후 외국인 모가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외국인 배우자의 외국인 자녀를 국민인 배우자가 입양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 별도 신고없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등록을 하면 주민등록등본 등에 세대원 등록을 할 수 있다. 다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지 않고 주민등록증도 발급하지 않는다. 기존 외국인등록번호와 외국인등록증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민등록표 등본 1장으로 다문화가정도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고,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민원24)으로도 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1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 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통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15만 명의 결혼이민자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3.0 정신에 입각해 국민행복을 위한 맞춤형 주민등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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