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엑소더스..증시 떠난 돈 5년 간 60조원
60조 원.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만한 이들이 여력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주식, 특히 주식형펀드의 주된 투자자는 소득이 높고 현금 수입이 좋아 위험추구형 성향을 가지는 수도권(55.8%)에 거주 중인 30~40대(56.7%)다(금융투자협회, 2013년 말 기준). 이들 최근 5년간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해야 했고, 일부는 주택을 구입하면서 ‘하우스 푸어’의 길에 들어섰다.
그나마 있는 돈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현금이나 예금으로 몰려갔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공모형 머니마켓펀드(MMF)는 2012년 말 61조2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엔 111조42000억 원으로 덩치를 불렸다. 바로 찾을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역시 같은 기간 100조9300억원에서 163조6600억원으로 늘어났다. 빈자리는 외국인과 연기금이 메웠다. 최근 5년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연기금도 35조 원을 순매수했다.
2011년 9월 말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코스피 지수는 다시 박스권 상단인 2050선 언저리다. 지난달 29일엔 1835억 원의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종가 기준으로는 연중 최고점(2068.72포인트)을 기록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이 지금처럼 매수에 나선다면 지수는 다시 2200선에 도전할 것”이라며 “지수가 2200선에 안착하면 국내 투자자들도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들은 고점에 들어왔다가 물려서 ‘비자발적’으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참을 견디다 드디어 원금을 회복하고 팔고 나가면 사실 그때부터가 상승세의 초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휩쓸려 고점에 투자하기보다는 다들 외면할 때가 진짜 증시에 투자할 때”라고 주장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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