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시-걱정거리들

이지현 선임기자 2016. 9. 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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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애태우던 작은 걱정거리들을
나는 요즘 떨쳐 버렸습니다.
망망한 대해 가운데에서
일렁이는 바람결 속에서
짐승들의 울음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
새들의 노래
붕붕대는 벌들의 노래 속에서.

내일의 쓸데없는 모든 두려움을
나는 멀리멀리 던져 버렸습니다.
클로버 향기 휘날리는 풀밭 사이로
새로 벤 꼴풀 사이로
벗겨 놓은 옥수수 껍질 사이로
나른한 양귀비 꾸벅꾸벅 졸고 있고
나쁜 생각 사라지고 좋은 생각 떠오르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푸른 들녘으로.

엘리자베스 브라우닝(1806~1861)

내일의 걱정거리를 떨쳐버리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인생은 사실 난관 투성이였습니다. 8살 때 호머의 작품을 그리스어로 읽을 정도로 문학에 재능이 많았지만 15살 때 낙마사고로 척추를 다쳤습니다. 유일한 즐거움은 시 쓰기였지요. 39살 때 두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이후 날아온 6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의 연서. ‘당신의 시집을 온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당신을.’ 그녀는 자신의 장애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결국 ‘내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 말아주세요. 그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당신이 언제까지나 사랑할 수 있도록’이라며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그런 아픔을 딛고 사랑을 이룬 그녀가 말합니다. “모든 걱정거리를 다 떨쳐버리고 하나님과 푸른 들녘으로 나가십시오.”

*‘아침에 읽는 시’는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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