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내수부양의 '그늘'.. 전세대출 사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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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27일 주택금융공사에서 받아 발표한 ‘전세자금 사기대출 대위변제 현황’을 보면 2011년 14건이었던 사기대출(법원 선고 기준)은 2013년 78건, 2014년 152건, 2015년 112건으로 폭증했다.
전세가격 상승으로 대출규모가 커지면서 사기세력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조직폭력배들까지 뛰어들었다. 지난 5월 허위서류를 만들어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36억원을 대출받은 조직폭력배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전세대출사기는 대개 총책이 유령회사를 만들고 모집책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은 뒤 재직증명서 등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해 금융기관에 제출,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이뤄진다. 지난 7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접근해 속칭 ‘작업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꾀어 가짜 전세계약서를 꾸미고 대출을 받아 4억5000만원 전액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사기세력들은 금융기관과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치밀하게 준비한다. 대출 명의자를 사전에 교육하고 전화를 받는 여직원까지 채용한다. 그러나 이들이 사기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타깃이 ‘정부가 보증하는 서민전세대출’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서 서민에게 임대차 보증금의 70~80%를 장기저리로 대출해 주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무담보로 대출금의 90%를 보증하는 대출을 노린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대출금에 문제가 생겨도 주금공이 보증하기 때문에 깐깐하게 심사할 동기가 약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에서 90%를 보전해 주는 대출이다 보니 심사과정에서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를 형식적으로만 확인할 뿐 실물조사를 소홀히 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전세대출 사기 증가는 곧 주금공의 손실 증가다. 2011∼2015년 사기대출로 주금공이 대신 변제한 금액은 250억원에 달한다. 2011년 6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31억원, 2013년 46억원, 2014년 94억원, 2015년 73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금공은 임차보증금 4억원 이하(지방 2억원 이하)인 전(월)세계약에 한해 보증금의 5% 이상을 지급한 세대주를 대상으로 최대 2억원까지 보증해 준다. 위탁보증이라서 공사에 별도 방문 없이 은행에서 대출과 보증 업무가 모두 처리된다.
김 의원은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사기대출이 서민들을 위한 전세대출제도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면서 “대출심사 강화 등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10월중 제출서류와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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