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큰 꼬마빌딩, 돈이 모인다
직장인 김준태(45)씨는 지난해 3월 15억원짜리 상가건물을 구입했다. 서울 3호선 불광역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있는 건물은 대지면적은 100㎡, 지상 3층짜리 상가주택이다. 김씨는 8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1층은 커피숍, 2층은 사무실, 3층은 주거용으로 쓰고 있다. 김씨는 총 보증금 5억원에 매월 450만원의 임대 수익을 얻고 있다. 김씨는 “월 200만원의 대출 이자를 제외하더라도 연 3000만원가량의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대수익률은 연 4% 후반대다. 그는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임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건물을 리모델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꼬마빌딩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한계에 달해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작은 빌딩에 투자해 주거를 해결하고 임대함으로써 월세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꼬마빌딩의 임대수익률은 안정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3층 이상의 서울 중대형 상가 평균 투자수익률은 6.66%다. 2013년 6.11%, 2014년 6.35%로 수익률도 상승세다. 수익률은 은행 예금 금리(연 1.5% 내외)의 세 배를 넘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인근 A공인중개사 대표는 “입지마다 다르지만 대로변이 아닌 곳의 임대수익률은 대로변 쪽보다 낮지만 리모델링해 임대하면 연 5~6% 선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빌딩을 산 투자자의 76.5%가 개인이었다. 2012년보다 3%포인트 늘었다. 50억원 이하 건물에 투자한 비중은 개인이 86.4%에 달한다. 50억~100억원은 62.6%가, 100억~200억원은 42.5%가, 200억원 이상은 38.9%가 개인이었다.
투자 연령대도 낮아졌다. 올 1분기 빌딩 구매자들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가 28.7%, 50대가 37.6%였다. 30대도 6.9%다. 서동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은 “20억~30억원 이상을 보유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30~40대 최고경영자(CEO)나 정보기술(IT) 개발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꼬마빌딩을 가지고 있는 60~70대층은 내다팔고 있다. 중대형빌딩으로 갈아타거나 자녀 집 마련을 위해 파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다. 투자 지역은 90% 이상이 서울이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올 1~8월 개인들이 투자를 많이 한 지역은 강남과 마포·서초구”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따져봐야 할 게 있다. 꼬마빌딩 시장에도 공급과잉 먹구름이 낄 전망이라서다. 지난 3~4년간 강남 일대에 중소형 건물 신축이 꾸준했다. 선릉공원 인근이나 봉은사로, 교보타워 사거리 일대에 최근 3년간 30여 개의 중소형 건물이 줄줄이 들어섰다.
반면 임차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서울 구로·성수, 성남시 등지에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들어서면서 저렴한 임대료, 깨끗한 환경을 좇아 이전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 일대에서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렌트 프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공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중소형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7.7% 정도다. 지난해는 7.2%였다. 30~40대가 무턱대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큰 실패를 하면 향후 재기가 힘들 수 있어 투자 전에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투자 지역을 선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강남이나 신촌 등 상권밀집지역이나 주택가의 경우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이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꼬마빌딩은 입지가 최우선으로 낡은 건물도 주변의 교통 편의나 리모델링에 따라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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