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안목·폭넓은 네트워크로 한국 부동산 시장 개척"

조가희 기자 2016. 9.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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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BIZ] 차상윤 안젤로고든 한국 대표이사 "한국 '주거래 리테일' 아직 부족..과감한 '오퍼튜너티' 투자 고수 세부적 흐름 볼 줄 알아야 성공..부동산 전문가에겐 '뚝심' 필요"

미국계 회사 안젤로고든(Angelo, Gordon & Co.)은 1988년 John M. Angelo와 Michael L. Gordon이 공동 설립한 대체 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전문 운용사이다. 이 회사는 유가 증권에 치우쳐 있는 기존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부동산, 기업부실채권, 사모펀드 등에 투자해 경제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안젤로고든은 LA, 시카고, 워싱턴, 런던, 암스테르담, 서울, 동경, 홍콩 등에 지점 또는 현지법인을 운영 중에 있다. 현재 안젤로고든에는 약 140명의 투자 전문 인력이 포진돼 있는데,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약 260억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5%가량이 부동산 관련 투자로 집계된다.

안젤로고든은 현재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오퍼튜너티 투자기업으로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중요시 하는 국내 기관과는 달리 다양한 시각에서 높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개발 사업이나 부실화된 자산에 투자해 왔다. 또한 시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자산 자체의 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통해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투자 손실을 최소화했다.

안젤로고든의 차상윤 한국 대표이사를 만나 그동안의 발자취와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부동산 전문가 차상윤 대표와 안젤로고든의 만남

차 대표는 1994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메릴린치 투자은행 미국 본사에 입사하며 투자은행(IB) 세계에 입문했다. 당시 그가 맡은 주된 업무는 기업의 '인수합병(M&A)'이었다. 그는 1996년 싱가포르로 근무처를 옮겨 기업 금융과 관련된 일을 맡던 중 아시아에 외환 위기가 닥치자 한국으로 발령이 났다. 차 대표가 뜻밖의 외환 위기로 인해 맡은 국내 관련 업무는 대기업들의 자산 매각 업무였다. 그 일은 차 대표가 한국의 상황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줬다. 이후 차 대표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치고 2000년에 도이치은행 홍콩 지사에서 한국벤처투자를 담당했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해당 부서는 문을 닫게 됐고 부동산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부서의 제안을 받아 부동산 일을 처음 접하게 됐다.

차 대표는 "처음에는 도이치은행의 자기 자본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업무를 하다가 이후에 기관들의 돈을 모은 펀드를 만들어서 투자하는 체제로 바뀌었는데, 당시 도이치은행 홍콩 지사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에 부동산 사업부를 만드는 업무를 총괄했다. 돌이켜 보면 그것이 기업금융 분야에서 부동산 분야로 나의 개인적인 커리어가 전환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차 대표와 안젤로고든의 만남은 2006년 안젤로고든이 처음 한국에 진출하며 이뤄졌다. 차 대표는 안젤로고든 한국의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지만 그만큼 중요 결정 사항에 대해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역할에 매력을 느껴 이 회사를 선택했다. 또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코어(Core) 투자가 아닌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오퍼튜너티 투자와 안젤로고든의 도전적인 측면이 차대표의 진취적인 성격과 잘 맞았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안젤로고든이 가진 경쟁력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실용성 중심의 시장에서 여가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주요 주거단지는 30~40년 된 아파트가 대부분인 만큼 미래 한국인의 생활 수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오피스 시장은 많이 개선됐지만 한국의 주거나 리테일 부동산 시장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가의 아파트가 모여 있는 곳 중 하나가 압구정동인데 외관이나 내부 시설은 너무 열악하다. 향후 주거나 리테일 부동산도 사람들의 생활 수준에 맞게 변해갈 것인데, 이에 맞춰 관련 한국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코어 성격의 자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 새로 들어오는 외국계 투자가들도 주로 코어 자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 대표는 앞으로 당분간은 오퍼튜너티 성격의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젤로고든이 한국에서 오퍼튜너티 성격의 투자를 고수하는 이유는 여전히 국내 주거나 리테일 부동산 자산의 수준이 오늘날 사람들의 생활 수준보다 부족한 곳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안젤로고든의 최근 한국 투자 사례와 사업 진행은?

안젤로고든은 2012년에 시장과 차별화된 투자 관점을 바탕으로 잠실 롯데월드 앞 SC제일은행의 전산센터를 매입했다. 잠실지역에 SC제일은행 전산센터가 위치해 있는 자리는 오피스나 주거시설로 활용할 경우, 부동산의 가치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대기업에서 사옥 개발 용도로 매입 의향을 제시해서 해당 부지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2013년에는 서울역에 위치한 약 1만2000평 규모의 GS건설사옥을 매입하기도 했다. 빌딩 내부를 개선해 현재 80% 가까이 임대가 완료된 상태이다. 또한 최근에 명동에 있는 상가건물을 매입하기도 했는데 현재 250% 용적률로 건축돼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700% 용적률로 신축해 새롭게 임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6년 6월에는 주거 수요가 많은 강남의 논현동에 골프장으로 사용하고 있던 4000평 부지를 공개 입찰을 통해 매입을 완료했으며 이 자리를 주거시설로 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안젤로고든이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부동산 시장의 흐름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별 시장에 대한 세부적인 흐름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남들이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기회를 발굴해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투자 기회와 관련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차 대표는 현재 더 큰 목표를 바라보는 부동산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가 찾아온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해라. 위험에서 도망가지 마라.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당신이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차 대표는 본인 또한 수없이 실패를 반복했다고 말하며 실패를 통해 바닥까지 내려가 본 경험들이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그가 실패를 경험해 보라고 말하는 것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정신적인 부분이 강해져야 그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부동산 전문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뚝심'임을 강조했다.

차상윤 안젤로고든 한국 대표이사

―1971년 서울 출생

―시카고대 경제학 학사, 국제정치외교학 석사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메릴린치투자은행 서울 지사 부장

―도이치은행 홍콩 지사 한국 부동산총괄(이사)

―안젤로고든 한국대표이사 겸 안젤로고든 아시아 Managing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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