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⑨]"中 L자형 성장 장기화 전망..주류· 환경· 제약업종 유망"

이진영 2016. 9. 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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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초저금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재테크 암흑시대'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그 중의 하나다. 지난 30여년간 고속성장을 접고 6~7% 내외의 중고속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이 지닌 중국은 이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대가 열린 데 이어, 연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 주식 간 직접 매매가 가능해지는 선강퉁 제도 출범도 앞두고 있어 투자의 길도 어느 때보다 활짝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투자는 각자의 제한적 체험과 정보에 의존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이뤄지기 십상이다. 남한의 100배나 되는 거대한 중국, 13억이나 되는 중국인,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소하다.

이에 따라 뉴시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 중국통과 매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담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풀어내는 중국에 대한 귀한 투자 조각의 퍼즐들을 하나하나 벽돌을 쌓듯 쌓아 올려 중국 및 중국 투자에 대한 핵심을 그려내고 잡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마련한 '중국투자의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 릴레이 인터뷰가 중국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 투자 실익을 얻는 좋은 기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중국 정부 '부양' 단어 쓰지 않은 지 수년째…한국만 쓴다"
"2020년까지 성장률 6.5%만 유지하면 OK…체질개선에 역점"
"中 증시 최소 내년까지 박스권…주류·제약·환경·CCTV 등 유망"
"韓 증권사 중국 전문 인력 턱없이 부족…中 증권사와 제휴 맺어라"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KB투자증권의 대표 중국통인 찐링(金伶·34) 투자전략팀 과장을 지난달 30일 KB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찐 과장은 중국 신세대, 즉 '빠링허우'(八零后·1980년대 생) 세대의 전형적인 알파걸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에 한·중·일을 무대로 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찐 과장은 모국어인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일상회화 수준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방송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한국인인 조부모의 권유에 따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한국어를 익혔다. 대학은 상하이재경대학 상경일본어학과를 진학했다. 일찍부터 한·중·일 삼국에서 활동하는 인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세웠던 것이다.

이후 일본의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 상하이법인에서 3년 가까이 자동차용 강판 수출입 업무를 담당했다. 대부분의 증권사 중국통들이 중국에서 학교를 나온 한국인이나 한국 학교를 나온 중국인들이 졸업 후 바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하는 것과는 차별화 된다. 찐 과장은 비즈니스 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절실해 하는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찐 과장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잘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하고 2007년 서울대학교 마케팅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국에서 공부하면서란다. 학위 취득 후에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에서 중·일 기업 한국 상장, 리서치 업무 등을 맡았다. 또 2013년부터 현재까지 3년째 중국의 유일한 국영 방송사이자 최대 방송국인 '중앙방송국 경제 채널(CCTV-2)'에서 경제 정보 프로그램 '환구재경연선'(环球财经连线)에 출연, 중국에 한국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 경제 진단 및 전망은.
"경제 여기서 더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 경제는 L자형 후반부로 본격 진입하고 있는데 이 기간이 3~5년 장기화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현재 경기 추가 하락 가능성, 민간투자 급둔화세 지속, 공급과잉 구조조정 가속화, 부동산 규제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으로 지금과 같은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다. 실제로 올해 주요 경제지표를 봐도 보합이나 둔화 둘 중에 하나다."

"중국 정부는 현재 부양보다는 2020년까지 성장률 6.5% 이상만 유지하면 된다는 기조다. 인민들도 이렇게 큰 나라가 성장률 6%대만 유지해도 잘한 것이지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이 6.7%이라고 발표했을 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이런 전제하에 정부는 지금은 구조조정과 신흥사업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통화·재정정책 전망은.
"추가적으로 확장적인 대규모 통화·재정 정책을 펼칠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중국에서는 '부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지 수년이 됐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과 보고서에서 계속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으려 한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내는 것 이상하다.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면 거품을 만들고 후에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중국에 상당히 조성돼 있다."

"중국 정부에서 원하는 것은 경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구조조정, 즉 체질 개선을 하자는 것이다. 인민은행도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을 통해 "경제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전에는 통화정책을 쓰지 않겠다"라고 피력한 바 있다. 재정정책에서는 세금 인하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 구조조정 전망은.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구조조정을 조금씩 해왔고 그 결과 괜찮으니까 최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구조조정 속도는 중국 경제 특성상 빠르게 이뤄지기 힘들다. 정부가 우선 3년간 석탄, 철강 구조조정 하자고 한 것은 3년만 한다는 거 아니고 3년 우선 해보고 혼란 없으면 계속 장기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도 철강 구조조정에 5년이 걸렸다. 중국 구조조정은 기본으로 5~10년 걸리지 않을까."

"중국 정부가 얼마 전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강철과 우한철강의 합병을 발표했는데 중앙 정부가 손댈만한 합병을 시범으로 하고 지방에 독촉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지방 정부가 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데만 1년 정도가 걸릴 것이다. 구조조정을 하면 해당 지방의 GDP, 취업률 등 다 나빠지게 되는 데 적극적으로 할 동인이 현실적으로 약하다. 또 중국에서는 사람 자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해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중국 증시 전망은.
"상하이종합지수가 현재 3100 정도에서 움직이는데 최소 내년까지 박스권으로 본다. 후강퉁, 선강퉁 등 증시를 끌어 올릴 만한 거 다 발표돼 증시에 반영이 모두 된 상태다. 추가로 큰 것이 나올 만한 게 없다. 중국 정부도 증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안정적으로만 가면 된다고 본다."

-유망 업종과 종목을 추천한다면.
"업종으로는 주류, 제약, 환경, CCTV를 추천한다. 특히 제약은 경기 방어주로 작용해 증시가 하락해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중국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제약주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중국도 한국처럼 의약 분리를 해야 하는 데 그렇게 되면 제약주의 전망을 더욱 밝아질 것이다."

"종목 중에서는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대표 영상보안업체인 '해강위시'다. 해강위시는 역사도 오래되고 CCTV 시장 점유율도 과반이 넘고 희소성도 보유했다. 한마디로 압도적인 영업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도 점차 CCTV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해강위시는 경기 영향도 잘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류에서는 중국 백주 기업인 ▲오양액 ▲노주노교 ▲안휘구징궁주 등이 있다. 제약업종에서는 ▲약국 체인 운영기업인 '국양일치' ▲쓰촨성 제약사인 '강홍약업' ▲중국 최대 혈액제제 생산기업인 '화란생물' ▲저장성 최대 국영 제약사인 '화동의약', 중국 최대 재활치료기기 및 의료용 산소공급기 생산기업 '어약의료' 등이 있다. 환경 관련해서는 ▲중국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비야디' ▲중국 고체폐기물 처리업체 '계적상덕' 등을 추천한다."

-위안화 환율 전망은.
"위안화가 지난 1월에 급절하됐을 때 인민은행이 개입했는데 2분기부터 큰 개입이 없다. 이에 따라 현재의 위안화 절하는 인민은행이 허용되는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안화 작년 말보다 현재 3% 절하됐는데 내년까지 6.5 위안으로 가치가 5%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목표에도 배치되지 않는다. 달러가 국제 통화가 된 것은 가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유통성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널리 유통이 되길 원한다."

-한국 증권사들의 중국 투자 전략 어떻게 보나.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중국 투자 제공하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가령 2014년 11월 후강퉁이 열린 후 중국 증시가 급등했으나 후에 폭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급락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했으나 당시 제대로 된 분석을 해주지 못했다."

"이는 우선 증권사당 중국 분석 인력이 한 손에 꼽는 수준인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 분석하는 리서치센터 인력이 50명에 가까워도 국내 증시 제대로 맞추기 힘들다. 중국은 성(城) 하나가 남한 면적에 맞먹을 정도로 큰 만큼 상장 기업도 훨씬 많다. 결국 고객 및 기관들에 제공되는 중국 종목 추천이나 분석은 형식적이거나 '적당한'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제 생각엔 한국 금융사들이 혼자서 중국 투자 비즈니스 하려고 하지 말고 중국 금융사와 제휴를 맺어야 한다. 한국 증권사가 중국 증시 사정을 잘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 투자자들 어떻게 보나.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니 만큼 투자 시계를 2~3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너무 급하다. 중국 경기 변동에 따른 투자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난다. 또 중국 투자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거 같다. 미국, 유럽 투자자들은 길게 본다. 중국 현지 투자자들도 증시가 작년과 같은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투자를 길게 가져가는 분위기다. 한국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 시 좀더 인내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 과장 약력

▲상하이재경대학 외국어학부 상경일본어학과 차석 졸업 (2000년 9월~2004년 6월)
▲일본 미쓰이물산 상하이법인 철강부 자동차용강판 수출입 담당 (2004년 7월~2007년 2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과정 마케팅전공 졸업 (2007년 3월~2009년 8월)
▲IBK투자증권 IB본부 글로벌비즈팀-중·일 기업 한국 상장 담당 (2010년 6월~2011년 6월)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중국 리서치 담당 (2011년 7월~2013년 3월)
▲CCTV-2 환구재경연선 프로그램 평론원 등 (2013년 4월~현재)
▲유안타증권 리테일사업부문 글로벌비즈팀(후강퉁팀)-중국 리서치 담당
▲KB투자증권 WM사업본부 투자전략팀 -중국 리서치 담당 (2016년 3월~현재)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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