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골목에 역사기념공간..조합·대책위 합의

최대열 2016. 8. 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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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재생방안 예시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종로구 무악2구역 재개발 사업공사가 재개된다. 일제시대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독립운동가를 위해 가족이 옥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옥바라지 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악동46번지 일대로, 지난 5월 강제집행과정에서 주민간 갈등이 불거진 곳이다.

시는 26일 재개발사업조합과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옥바라지골목 보존대책위원회간 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시는 보존이 필요하다는 대책위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무악2구역과 주변지역의 독립운동 등 옥바라지와 관련된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구역 내 남은 건물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하거나 보관중인 한옥자재를 활용해 구역 내 옮겨지을 예정이다. 시와 조합간 협의과정에 대책위 의견도 함께 논의키로 했다.

앞서 지난 5월 골목 보존을 요구하며 점거중인 구본장 여관에 대해 강제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날 즉시 현장에 나타나 공사를 중지시켰다. 이후 조합 측은 시장과 면담하며 폭력적인 강제집행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조속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조합 측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는 행정적으로 지원해 최대한 보전하겠다는 원칙을 전했다.

아울러 정비사업 과정에서 역사ㆍ생활문화유산 멸실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추진중인 정비사업구역 240여곳을 전수조사키로 했다. 사업시행인가 전부터 유산보존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무악2구역 진행과정에 대한 기록은 백서로 남겨 향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강제철거 과정에서 불거지는 마찰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는 한편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 다음 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13년 사전협의체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방지대책을 마련했지만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그간 양측이 어려운 협의과정을 거쳤지만 합의를 끝낸 만큼 조속히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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