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소리에 5000만원 뛰는 목동

권재희 2016. 8. 1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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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예정단지 기대감 고조
실수요자·타지역 투기수요까지 가세
쏟아지는 매수 문의에 호가 껑충

"다운 계약서 아니면 거래 안하겠다"
가격 급등에 일부 집주인들 '배짱'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자료사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손님이 찾아와서 집주인한테 연락하면 금세 매물을 거두곤 더 높은 가격에 매물을 다시 내놔요. 이러니 물건은 나오는데 실제 거래체결까진 좀 어렵죠. 급매는 요즘 찾기 힘들고요. 집주인들 중에선 '다운계약' 아니면 거래 안하겠다는 분들도 있어요. 매수문의가 많이 들어오니까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게 부르는거죠."(양천구 목동 M공인중개업소 대표)

재건축이 추진되며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목동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물이 있고, 매도자가 내놓은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있는 데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집주인이 6억8000만원에 물건을 내놓은 후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물을 거둬들인 뒤 7억3000만원으로 가격을 높여 다시 물건을 내놓는 식이다. 집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더 높여 팔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목동 일대 아파트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신시가지 6단지 전용면적 47.94㎡의 경우 5억6500만~5억8700만원(7월 기준)에 거래됐다. 8월 현재 시장에서는 6억3000만원이 호가되는 등 한 달 만에 약 5000만원 올랐다. 특히 목동 재건축 예정단지 중소형 위주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8월까지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전용 47.94㎡의 경우 32건이 거래됐다. 전용 65.10㎡의 경우 같은 기간 14건, 대형인 전용 115.19㎡의 경우 단 2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소형 위주로 거래가 활발해지자 단기간 가격 급등이 이뤄진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전용 65.10㎡의 경우 지난 5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7월 7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두 달 만에 1억원씩 뛰기도 했다.

M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이 예정된 단지 아파트값이 몇 달, 심하게는 며칠 사이에 수천만 원씩 뛰자 집주인들이 집값을 더 높여 부르고 있다"며 "매물을 내놨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방식이 되풀이되다 보니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예정된 단지는 목동 신시가지 2ㆍ3ㆍ4ㆍ5ㆍ6단지로 올해 말이면 재건축 연한인 30년에 도달한다. 목동 신시가지 1단지는 2013년 이미 재건축연한을 채웠다. 2018년이면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모두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게 된다. 전 단지 재건축이 완성될 경우 약 2만6600여 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가 있다고는 하지만 조합 설립 같은 본격화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이르면 2~3년 내, 늦어도 향후 10년 안에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장기투자로 접근하시는 분들의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목동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경우 대지지분이 크고 용적률이 낮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목동 재건축 단지에 거주하는 실소유주뿐 아니라 타 지역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

S공인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훨씬 많은 대지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강남과 분당 심지어 지방에서 왔다는 분들도 심심찮게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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