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파이 만드는 악녀, 그녀가 연기하니까 이해된다

곽우신 2016. 8. 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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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러빗 부인, 똑똑한 배우 전미도

[오마이뉴스 글:곽우신, 편집:손지은]

노래와 연기가 다 되는 배우는 흔치 않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 어디에도 어울리는 배우 역시 흔치 않다. 특히나 여배우의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좁은 한국 시장에서는 더더욱. 당장 손가락으로 헤아려 봐도 양 손이 다 펴지지 않는다. 그 손가락 중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이가 바로 이 배우, 전미도이다. 주변 기자들이나 공연을 좋아하는 지인, 관계자들에게 물었을 때 전미도 배우에 대한 악평을 들어본 적이 없다.

"연기·노래 다 되는, 몇 안 되는 보석 같은 여배우." - 양승희 <뉴스컬처> 기자

"멀리 있어도 향이 나는, 보고 보고 또 보고 싶은 배우." - 김진선 MBN스타 기자

"낡은 관용구가 되어 빛이 바랜 감이 있는 '천의 얼굴'이라는 찬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새삼 알려주는 배우." - <스테이지톡> Y의 무대인명사전 '풀리지 않는, 잡히지 않는, 전미도' 중에서

배우 전미도를 향한 헌사들이다. 하나씩 읽어준 후 전미도 배우에게 소감을 물었다. 한참을 웃더니 "밥 사 드려야겠네요"라고 답한다. 자리에 함께한 컴퍼니 직원도 "대세 배우로 자리 잡고 계신 것 같다"고 거들었다. 확실히 대세는 대세이다. 전미도 배우를 '콕' 찝어 인터뷰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단다. 물론, 그 중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벌써 타사 인터뷰 기사들도 제법 나왔다.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께,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상연되고 있는 잠실 샤롯데씨어터 VIP룸에서 배우 전미도의 말솜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감 가는 <스위니토드>를 만들기 위해

▲ 그녀의 변신 전미도가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로 분하면서 깊어진 그녀는, 이번 <스위니토드>의 러빗 부인을 연기하면서 넓어졌다. 본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더 넓히고 있는, 좋은 배우이다.
ⓒ 오디컴퍼니(주)
전미도 배우를 2013년 <베르테르>의 롯데로 처음 봤다. 그때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후 <원스>에서 다시 만났을 때 반할 수밖에 없었다. 10주년 <맨 오브 라만차>의 개막일, 돈키호테를 향해 울던 전미도의 둘시네아를 보며 나도 펑펑 울었다. 다시 롯데로 돌아온 15주년 <베르테르>에서도 그녀 때문에 눈가를 몇 번이나 훔쳤다. 그리고 이어서 <스위니토드>로 대극장에 돌아온 그녀. 지난 3년간 그녀 덕분에 울고 웃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촘촘하게 가슴에 남아있다.

모든 극의 모든 순간이 다 중요하지만, 그래도 10주년과 15주년이라는 큰 포인트에서 극의 중심을 잡는 것,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던 작품의 재연에서 연기를 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2006년에 데뷔해 이제 연기생활 10년을 거친 전미도지만, 요 근래의 필모그래피 몇 가지는 힘들지 않았을까.

"일부러 그 시기에 작품을 고른 건 아니고요. 어쩌다보니 그 시기에 제가 배우라는 걸 하고 있어서…. (웃음) 부담 갖지 않으려고 했어요. 일부러 무시했죠. 책임감에 눌려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바에야 그냥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주의였어요. 본래 모험보다 안정적인 걸 더 추구하기도 하고요."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 배우가, 이토록 도전적인 배역을 선택했다. 전미도 배우는 이번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러빗 부인으로 옥주현과 함께 더블 캐스팅됐다. <스위니토드>의 캐스팅이 발표된 이후, 전미도가 러빗 부인으로 나선다는 말에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작고 가녀린 체형에 동안 마스크를 가진 이 배우는 분명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단순 악역이 아니라, 연민과 저주가 동시에 쏟아지는 러빗 부인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기우였다. 막상 커튼을 올리고 나니 환호가 쏟아졌다.

"관객분들이 저를 '어떻게 받아들이실까?'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결과물을 평균적으로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커튼콜 때 느낌이 달라요. 그저 박수소리와 환호성만 큰 게 아니라, 정말로 저에게 '사랑을 보내주시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져요. 감사하죠. 팬클럽 분들도 느낌표를 이~만큼 찍어서 보내주셨죠. 극 중간에 일어나서 박수치고 싶었다고…. (웃음)"

어떤 얼굴을 해도 원래부터 그 배역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표현하는 걸 보면 정말 천상 배우가 아닌가 싶다. 아줌마스러움을 연기하는 이 아줌마 배우. 아줌마로서 느끼는 장벽도 분명 있을 터이다.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란다. 여성 중심 극이 적은 게 아쉽고, 여성 캐릭터 분량이 "이토록 많은 것도 <스위니토드>가 처음"이란다. <스위니토드>에 애정이 가는 이유도 그때문이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위키드>의 글린다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 것도 그런 일환에서 나온 말이었다.

늘어난 분량만큼 책임져야 할 몫도 커졌다. <스위니토드>는 대중적으로 소구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블랙코미디에 스릴러를 섞은 이 극은 의도된 불협화음 안에 무거운 사회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 갈수록 타락해가는 인간 군상도 불편하고, 중간중간 선혈이 낭자하며, 파멸적 비극으로 엔딩을 맞이한다. 그런데 의외다. 지난 6월 21일 개막한 이후 현재까지 흥행 순항 중이다. 초연 이후 다시 만날 기약이 없던 이 작품은, 프로덕션이 바뀌면서 많은 대중화 작업을 거쳤다. 그 대중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게 바로 이 배우들이다. 박수 받는 러빗 부인을 만들기 위해 전미도 배우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 연습 중인 전미도 더 친근하게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건 연출진과 제작자들만이 아니다. 배우들도 더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전미도의 러빗 부인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고심을 거듭했는지 잘 알 수 있다.
ⓒ 오디컴퍼니(주)
"저도 <스위니토드>의 초연을 못 봤거든요. 제가 팀 버튼 감독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사실 영화 <스위니토드>는 다소 실망스러웠어요. 지나치게 몽환적이고 침침했다고나 할까요.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요. 영화 <스위니토드>와 이번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차이는 이 색감이라고 생각해요.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하는 러빗 부인을 많이 참고했고, 인물을 만들 때도 제일 많이 신경 쓴 부분도 이 색감이었죠.

재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관객의 공감을 이끄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말이죠. 기본적으로 연출선도 대중성을 많이 강조했어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나 정서가 이해하기 쉽도록 말이에요. 저는 그래서 '아줌마'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살려보려고 했어요. 제가 연기하는 러빗 부인을 보신 이들이 '아줌마스럽다'고 평했는데 의도한 거였죠. 그것도 '한국적인 아줌마'. 인간적이고 사실적으로 말이죠.

<14인 체홉> 중 <청혼>이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미리 경험한 적이 있어서 제 안의 그런 요소들을 다시 꺼내는 데 어렵거나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그런 게 제가 만든 러빗 부인과 저의 교집합이었던 것 같아요."

미도러빗만의 특별함

▲ 토비를 안아주는 러빗 부인 러빗 부인을 그저 악인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그녀는 스위니 토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갈 곳 없는 처지의 토비를 안아주며 파이 가게에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그녀의 모성애가 직접적으로 투영되는 이도 바로 토비이다. 하지만….
ⓒ 오디컴퍼니(주)
스위니 토드가 살해한 사람을 요리해 인육 파이를 만들어 파는 러빗 부인. 그의 행위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마냥 욕하기는 어렵다. 그녀에게도 순수한 구석이 있고,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 잘못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토드를 향해 헌신적인 사랑을 보인다. 갈 곳 없는 토비아스(아래 토비)를 안아주는 것도 러빗 부인이다.

관객들로 하여금 러빗 부인을 마냥 욕할 수 없도록 만드는 데 배우의 몫이 크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을 맡은 네 명의 배우가 모두 각자의 애드리브와 표현 양식을 가지고 있다. 배우별로, 페어별로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전미도의 러빗은 옥주현의 러빗과 아우라 자체가 다르다.

특히 스위니 토드의 악행을 눈치 챈 토비를 찾아 나서는 장면이 그렇다. 고운 목소리로 "그 누구도 널 해칠 수 없어"라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연기하는 옥러빗(옥주현+러빗 부인)은 토비를 꾀어내 입을 틀어막으려는 러빗이다. 반면 미도러빗(전미도+러빗 부인)은 정말로 걱정하는 표정으로 부드럽게 노래 부른다. 토비를 찾아나설 때부터 토비가 어떻게 될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연기 노선에 대한 질문을 던지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혹시 초반에 보셨냐"고. (<스위니토드>는 7월 9일 양준모-옥주현, 7월 10일 조승우-전미도, 7월 21일 조승우-옥주현, 7월 23일 양준모-전미도로 총 네 번 관람했다.)

▲ 지하실에 갇힌 토비 토비가 스위니 토드의 연쇄 살인에 대해 눈치채자, 러빗 부인은 화제를 돌려 토비를 지하실에 가둔다. 별 생각 없이 파이를 먹다가 파이 속에서 신체 일부를 발견하는 토비. 이 사실이 외부로 새어나갈까봐 전전긍긍하는 러빗 부인. 이 둘의 관계가 변하면서 러빗은 마지막까지 갖고 있던 인간성의 끈을 놓는다.
ⓒ 오디컴퍼니(주)
"제가 연기한 포인트를 알아봐 주시다니 고마워요. (웃음) 그런데 지금은 라인을 바꿨어요. 본래는 정말로 토비를 걱정해서 찾으러 가는 인간적인 러빗 부인을 만들었죠. 제가 러빗이라는 인간을 너무 이해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도 러빗을 너무 이해시키려고 했던 것 같아요.

러빗 부인에게도 연민이 많이 가죠. 제가 이해한 러빗은 사실 토드의 복수에 관심이 없어요. 저 남자랑 소박하게, 민박집에서 바닷가에서 살고 싶은 게 다인데…. 17년 전에 남편을 잃은 뒤로 가정을 꾸리며 사는 게 이 사람의 전부였을 것 같아요. 요만큼 벌었으니까 그걸로 요만큼 쓰는 게 가장 큰 행복이죠. 그래서 남편이 앉던 의자를 토드에게 내어주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너무 짠하지 않나요? 엄마이고 싶은 마음, 아내이고 싶은 마음을 갖고 가정을 꾸리는 것에서 그녀는 희망을 품죠. 안소니가 조안나를 데리고 와도 되냐고 물을 때 제일 먼저 흔쾌히 그러라고 하는 것도 러빗이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맞나 싶더라고요. 죽인 사람을 가지고 인육 파이를 만드는 데 그 행동은 어떤 선한 이유로도 설득시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러빗 부인은 토드에 대한 집착이 모든 행동의 동기에요. 토드를 사랑하고, 토드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싶은 게 제일 큰 욕망이죠. 그런데 그 와중에, 토드와의 꿈이 깨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토비를 걱정한다? 토드를 향한 러빗의 감정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서 라인을 바꿨어요."

전미도가 왜 좋은 배우인지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그녀는 지금도 끊임없이 극과 인물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연기하고 있다. 바뀐 전미도 배우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스위니토드>를 몇 번 더 봐야겠다.

계급, 현실, 대한민국, 런던

▲ 윗 놈이 아랫 놈 식사거리 <스위니토드> 속 주인공들은 상위 계급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거리에는 굶어 죽어 가는 이가 넘치지만, 부유층은 배를 두들기며 잘 살고 있다. 앞에서는 비굴한 척 머리를 조아리지만 뒤로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그들. 사회 불평등은 사회 갈등을 낳는다. 칼을 든 사람의 잘못인가, 칼을 들 수밖에 없게 만든 사회의 잘못인가.
ⓒ 오디컴퍼니(주)
"특별히 시대적 배경을 신경 쓰지는 않지만, 계급적인 요소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러빗 부인은 밑바닥 계급의 사람이다. 윗사람들을 욕하면서도 그 앞에서는 굽신거릴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는 계급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계급 사회가 아니지만 빈부의 격차는 여전하다. 서민들은 여전히 살기 힘든 세상이다." - 박병성, <더뮤지컬> '<스위니 토드> 전미도, 가식 없는 솔직함'(2016년 8월호) 중에서

<스위니토드>를 보면서 <레미제라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비슷한 시기를 그린 두 작품은 계급 간의 격차와 이를 향한 저항 그리고 새 시대의 희망을 노래한다. 그러나 불평등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혁명으로 응전하는 <레미제라블>에 비해, <스위니토드>는 사적 복수에 천착하며, 병든 사회가 얼마나 인간을 추악하게 만드는지 고발한다. 그래서 '계급'에 대해 언급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 <스위니토드>의 메시지가 뭘까.

"사실 <더뮤지컬>과의 인터뷰 이후에, 그 대답이 충분치 않았다는 생각에 계속 찜찜했어요. 특히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죠. 살인이 일상처럼 된 사회에서, 사람 죽이는 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게 웃으면서 표현해도 되는 걸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블랙코미디 보다는 스릴러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죠. 지금도 명확하게 제 머릿속에서 정리가 된 건 아니지만….

시대를 떠나서, 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은 있었고 힘들게 살아가는 상황들은 반복됐다고 생각해요. 절박한 상황들은 똑같지 않을까요. 인간은 이기적이에요. 인간이 안고 있는 어두운 면은 없어지지 않죠. <스위니토드> 속 이야기는 당시의 영국 런던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에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이잖아요. 마지막 넘버(곡)에서도 '텅 빈 거리에 서있다, 검은 방 안에 숨었다, 눈 깜짝하면 어느새 너의 뒤에 있다'며 살인마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하는 것처럼요. 모범적인 결론 같지만, 그래서 중요하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출에게 물어봤어요. 하고 싶은 얘기가 뭐인지, 이 극의 의도가 뭐인지 말이에요. 그런데 그냥 '목 베는 얘기야~'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웃음) 하지만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서 마냥 웃고 가시는 것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하나씩 안고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레미제라블> 얘기를 하셨지만, <레미제라블>처럼 <스위니토드>도 두 사람(조안나&안소니)을 살려 둔 이유가 분명 있다고 봐요.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은 분명 남겨뒀어요."

현실을 거칠게 고발하는 <스위니토드>이지만, 전미도 배우의 말처럼 새 시대의 희망은 온존했다. 토드도, 러빗도, 토비아스도 처음부터 악한 존재는 아니었다. 시대가, 사회가,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스위니토드>는 이 연쇄살인마를 통해 그런 얘기를 한다. 살인마를 누가 만드는지. 그리고 이 살인마가 자초한 비극과 동시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일을 제시한다. 사랑이라는.

나무 같은 양준모와 징글징글한 조승우

▲ 러빗 부인의 변화 러빗 부인이 처음부터 토드를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걸까? 전미도 배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떠난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동경하던 토드가 돌아왔을 때 사랑의 방향성이 바뀐 것일 뿐. 하지만 악행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동조하면서, 그녀도 나락의 길로 빠진다.
ⓒ 오디컴퍼니(주)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전미도 배우는 <닥터 지바고> <맨 오브 라만차> <베르테르>에 이어 <스위니토드>까지 조승우 배우와 네 번이나 연을 맺었다. 최근 조승우에 관한 질문은 전미도 인터뷰 기사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였다. "지겹지 않냐"고 했더니 깔깔 웃으며 "징글징글하다"고 즉답이 돌아온다.

"예전에 열 작품이 들어오면 열 작품이 다 강필석 배우하고 함께 들어온 적도 있었어요.  ('아, 요정님하고 많이 하셨죠?' '아시는군요!') 한참을 같이 하다가 그때도 그랬거든요. '우리 이제 그만 좀 보자'고. (웃음) 그 이후로 작품에서 못 본 지 꽤 됐죠. 조승우 배우하고도 그래요. 사실 애증 관계이거든요. (웃음) 매일 투덕투덕해요. 팬이 '최불암-김혜자 배우' 같다고 평한 게 기사화된 걸 봤는데, 우리끼리는 마치 '쓰리랑 부부' 같다고도 했거든요. 아, 이렇게 말하면 양준모 배우가 또 삐치려나. 조승우 배우와 네 작품 같이한 것과 관련해서 '케미' 기사가 나간 이후에 바로 문자 왔어요. '나랑도 네 번 했다~'라고요. (웃음)"

▲ 조승우 그리고 전미도 벌써 네 작품째. 여러 번 호흡을 맞춰 본 배우들은, 그 배우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아우라가 맞물려 흥미로운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조미도(조승우-전미도) 페어의 '케미'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번 나왔다. 하는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이토록 즐거울 수가 없다.
ⓒ 오디컴퍼니(주)
그래도 이왕 만난 김에 안 물어볼 수는 없는 법. 마치 <라디오스타>처럼, "전미도에게 양준모란?", "전미도에게 조승우란?" 질문에 간단한 답을 부탁했다. 양준모 배우에 대해서는 "나무처럼 의지할 수 있는 배우"라는 답이 돌아왔다. 조승우 배우에 대해서는….

"앞으로 5년간 보지 말자. (웃음)"

그런데 어쩌랴. 이제는 영혼의 페어가 된 조미도(조승우-전미도)에는 특별한 것이 있는데 말이다. 조승우 배우가 전미도 배우를 더 괴롭히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몇 작품을 더 같이 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덧붙여서, 요정과의 케미를 못 본 지도 너무 오래됐다. 한동안 쉬었으니 강필석 배우와도 간만에 호흡을 맞추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 미도러빗의 <스위니토드> 포스터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전미도 배우 버전 포스터. 지난 6월 1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스위니토드>는 오는 10월 3일까지 공연된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한 번은 꼭 보기를 권한다. 만약 영화 <스위니토드>를 재밌게 봤다면 이 작품은 훨씬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의도된 불편함 속에 묵직한 한 방. 그 와중에 빛나는 배우, 전미도가 있다.
ⓒ 오디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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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오늘(8월 4일)은 전미도 배우의 생일이다. 그녀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글을 매조짓는다.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배우로 남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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