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때문에 동티모르까지 왔습니다
[오마이뉴스강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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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모르 딜리공항 지난 7월 1일 12:20 딜리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위해 공항 청사로 걸어가고 있다 |
ⓒ 강재규 |
서울에서는 카페 티모르를 운영하면서 공정무역 피스커피를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김해YMCA에서도 2009년에 카페 티모르를 개설해 2012년에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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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피스커피 어린이대공원점 서울 피스커피 어린이대공원점 전경 |
ⓒ 피스커피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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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YMCA 카페 티모르 김해YMCA에서 운영하는 카페 티모르 주방 전경 |
ⓒ 강재규 |
'피스커피'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이 커피는 동티모르의 오지마을 농민들의 삶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고 있어 '착한 커피'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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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모르 로뚜뚜 마을 전경 제라마 소그룹에서 내려다 본 로뚜뚜 풍경 |
ⓒ 강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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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브라키 태양광 발전소 사메지역 카브라키 마을 풍경 |
ⓒ 강재규 |
우리가 마시는 피스커피가 어디서 나며,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공을 하고, 또 커피를 따고 가공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지 훔쳐보고픈 욕심에서, 김해YMCA는 이사장인 필자, 박영태 사무총장, 조성옥 국제교류팀장과 함께 결코 쉽지 않은 마음을 내어 지난 6월 30일(목)부터 7월 6일(수)까지 6박 7일간의 동티모르행 장도에 올랐다.
김해공항, 홍콩, 인도네시아 발리(1박), 동티모르 딜리(1박), 로뚜뚜(1박), 다시 딜리(1박), 인도네시아 우붓(1박), 홍콩, 김해공항. 그야말로 먼 하늘 길, 땅 길이었다. 우리 일행이 한 동티모르 여행을 일컬어 '커피로드(coffee road)'라 부르기도 하지만, 나는 '가치여행(value tour)'이라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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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 본 동티모르 딜리를 떠나면서 하늘에서 내려다 본 동티모르 |
ⓒ 강재규 |
덜컹덜컹, 산길로 접어드는 초입부터 딜리발 사메행 도로는 예사롭지 않았다. 겨우 두 대의 자동차가 교차할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비포장도로에다, 웅덩이 파인 울퉁불퉁한 길은 앞뒤, 좌우, 상하 저절로 트위스트를 추게 만든다. 딜리에서 사메 가는 길은 우리나라 1960~1970년대의 구절양장과 같은 꼬불꼬불한 비포장 시골길과 닮았다.
군데군데 공사 중인 구간에서는 굴착기가 트럭 한가득 흙을 실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뽀얀 먼지를 휘날리는 그 길을 동티모르 사람들은 뚜껑도 없는 트럭 위에서, 또 버스 출입구에 매달려서도 어떻게 그토록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평온한 모습을 취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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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메가던 길 딜리에서 사메지역으로 가다 만난 도로공사 현장 |
ⓒ 강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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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리 사메지역으로 가는 길 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딜리 시내 전경 |
ⓒ 강재규 |
"애듀, 당신은 최고의 운전자예요!"라며 나는 몇 번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피곤할 만한데도 그는 단 한 번도 지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운전을 하면서도 늘 농담하기를 즐기며, 염소처럼 '에헤헤헤' 하고 유쾌하게 웃어서 나는 'goat laugher'란 별칭을 붙여주었다. 나중에 카브라키와 로뚜뚜에서 만난 현지인 간사들을 포함해 든든하고 묵직한 동티모르의 사나이 주디 간사까지, 한국YMCA연맹 양동화 간사는 사람을 뽑는 능력까지 출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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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듀 간사 딜리 피스커피 애듀 간사[중앙] |
ⓒ 강재규 |
정오 무렵 아일리우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곧장 달렸으나, 사메 피스커피 직원숙소이자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해가 서산 하늘에 걸렸다. 사무실을 대충 둘러보고, 또 카브라키 사무실을 찾아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둘러본 후 곧바로 카브라키 생산자협동조합(소그룹)을 찾았다. 조합원들과 주민들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소그룹 생산자협동조합 마다 커피가공공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커피수확 농민들은 자신들이 따온 레드 체리를 저울에 달아 무게를 확인하고는 장부에 적고 바로 대금을 지불받았다. 소그룹마다 커피와 차, 말린 망고와 바나나, 고구마와 감자, 그리고 삶은 카사바 등을 준비해서 멀리서 온 손님을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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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브라키 소그룹 조합원과 우리 일행 카브라키 마을 소그룹 커피가공공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한 우리 일행 |
ⓒ 강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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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 카브라키 마을주민들이 준비한 커피와 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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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체리 주민들이 채집해 온 레드 체리를 즉석에서 무게를 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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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체리 산에서 레드 체리를 채집해 온 주민이 무게를 달아 대금을 즉석에서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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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디'의 나라, 동티모르
오전에 지나치는 아이들은 "본 디아(Bon dia)!", 오후에는 "보 따르디(Bo tarde)!", 저녁에는 "보 노이띠(Bo noite)!", 맑고 밝은 표정으로 이방인에게 인사를 한다. "따르디"라고 인사하는 목소리가 옥구슬 구르는 소리처럼 예뻤다.
지나치는 아이들을 만나면 나는 급히 창문을 내리고, "따르디!"라고 외치면, 여지없이 "보 따르디!"라는 답이 메아리처럼 되돌아왔다. 저 멀리 집에서 지켜보는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보 따르디!"라고 외치면,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선한 표정을 한 채,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턱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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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브라키 해맑은 카브라키 마을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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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보 따르디'가 입에 붙은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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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리더가 레드 체리의 채집과 가공공정의 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학빛 소그룹을 찾았을 때는 어둠이 몰려오고,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가 우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적도와 멀지 않은 남태평양 고산지대의 변덕스런 날씨의 모습일 테다. 역시 커피와 차, 그리고 정성스럽고 깔끔하게 차려진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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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그룹 학빛 커피생산자협동조합 학빛(Hakbit) 오르다 만난 커피나무 |
ⓒ 강재규 |
로뚜뚜에서 농사지은 쌀로 지은 밥과 스프, 그리고 집에서 놓아기른 닭을 잡아서 내놓은 닭요리 맛은 일품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나온 커피와 차, 그리고 고구마와 담백한 카사바. 우리는 나우레타 소그룹 리더이신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진수성찬을 대접받았지만, 로뚜뚜 피스커피 사무실 직원들이 정성껏 마련해둔 저녁을 먹기 위해 아주 조그만 배의 여유 공간을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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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식사 Nau-Leta 소그룹 리더인 로뚜뚜 학교 교장선생님 댁에서 준비한 저녁 식사 |
ⓒ 강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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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뚜뚜 피스커피 사무실 로뚜뚜 피스커피 사무실에서 기념 촬영 |
ⓒ 강재규 |
방으로 들어서자 로뚜뚜 주민들이 우리 일행 세 사람 모두에게 일일이 로뚜뚜 여인들이 직접 짠 머플러 타이즈(tais)를 목에다 걸어주며 로뚜뚜 방문을 축하해주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쇠고기로 정성껏 만든 반찬을 곁들여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다. 카브라키와 로뚜뚜 주민들이 우리 일행에게 보내주신 분에 넘친 후의와 깊은 정(情)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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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해YMCA(강재규 이사장, 박영태 사무총장, 조성옥 국제교류팀장)는 지난 6월 30일(목)부터 7월 6일(수)까지 6박 7일간 한국YMCA 공정무역 피스커피 원산지인 동티모르 사메지역 카브라키와 로뚜뚜 마을을 다녀왔다. 몇 차례에 걸쳐 여행기를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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