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화' 모카포트의 특별한 에스프레소 한 잔

데일리뉴스팀 이원정 2016. 6. 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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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데일리뉴스팀 이원정 기자]
날씨가 흐린 날에는 씁쓸하고 뭉글한 에스프레소 한잔이 생각난다. 그냥 마셔도 좋고 설탕을 가득 넣어 커다란 설탕 탑을 쌓아 즐기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한잔 먹고 싶다. 황금색 거품 위에 하얀 설탕 눈을 쏟아 부어서 목으로 넘기고 입안에 남는 기름의 여운을 혀로 만지작거리고 싶다. 나가자니 바글바글한 카페에 낑겨 앉아서 먹을 생각에 옷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집안이 카페면 좋겠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려면 꼭 머신이 있어야 할까? 요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다양한 가격과 멋진 디자인으로 쏟아져 나온다. 더욱 편리하게는 캡슐형 머신으로 조지 클루니 같이 멋진 남자를 내세워 각종 광고와 홍보를 통해 우리가 쉽게 구입 할 수 있게끔 돼있다. 그러나 가격대가 생각보다 비싸므로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가격대비 굉장한 가성비를 지닌 모카포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카페를 방문했을 때에도 모카포트를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는데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는지 알지 못해서 지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제부터는 카페에서 모카포트를 본다면 매우 반가울 것이다.


1933년 이탈리아의 알폰소 비알레띠에 의해서 발명된 모카포트는 그의 아들 로베르토를 통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다. 재미있는 사실은 비알레띠는 그의 부인이 사용하던 세탁기를 보고 동일한 원리로 모카포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모카포트 디자인은 치마를 입은 여인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모카포트를 보면 예쁜 여인이 생각나는 건 그 때문이었나보다.

현재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가정에 모카포트를 가지고 있다. 유럽인들도 많이 사용하며 이탈리아 가정에서 한 두 개쯤 가지고 있는 홈 카페 도구로 에스프레소 머신이 가정으로 들어오는 큰 전환점을 줬다.

모카포트의 기본적 원리는 증기압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구다. 사용법 또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휴대하기로 편리해 효율성이 매우 높다. 얼마 전 캠핑을 갔을 때, 모카포트를 챙겨서 숲에서 커피를 즐겨봤다. 모두 자고 있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행복함을 느꼈다. 다음번엔 밤하늘 아래에서 즐기는 커피는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해본다.

모카포트의 사용법을 알아보자면,

1. 먼저 정수된 물을 압력 밸브보다 낮게 채운다. 물을 너무 많이 채우게 되면 바스켓 필터를 결합 했을 때, 물이 샐 수 있다. 따로 계량컵이 들어 있는 제품도 있고, 모카포트 안에 H2O라고 표시돼 있는 것도 있다.

2. 에스프레소용 커피보다 약간 굵거나 같은 크기(밀가루보다 굵고, 설탕보다 가늘게)로 분쇄된 커피를 바스켓에 평평하게 채우고 살짝 고르게 눌러준다. 이때 세게 누르거나 커피를 너무 많이 채우면 추출이 원활하지 않고 에스프레소가 나오지 못하고 타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필터에 커피를 가득 채워서 마셔야 맛이 좋고 올바른 에스프레소가 나올 수 있다. 모카포트의 사이즈에 따라 적정량을 담는다.

3. 포트 상부와 하부를 새지 않도록 서로 돌려서 조립해준다.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압력이 샐 수 있으므로 확인해야 한다.

4. 불 위에 올려놓고 2~3분 정도 지나면 포트에서 ‘치직’ 소리가 나면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기 시작한다. 이 때 불 조절을 통해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뽑을 수 있다. 커피의 분쇄도, 커피의 양, 물의 온도에 따라 다른 맛이 나기 때문에 여러 번 추출하면서 가장 잘 나오는 방식을 찾아 본인의 입맛에 적합한 맛을 찾는 것이 좋다.

*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에는 전용 받침대(삼발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인덕션을 사용할 때에는 바로 올려놓아도 된다.

5. 에스프레소가 나오기 시작하면 계속 불을 켜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추출되기 전에 불을 꺼준다. 남은 열을 이용해 나머지 에스프레소가 나오게 하면 된다. 계속 가열할 경우, 에스프레소가 타는 경우가 많다.

6. 추출이 끝난 후에는 뜨거운 모카포트를 식힌 후에 바스켓에 있는 커피 찌꺼기를 버린다. 세척 시 수세미 등을 이용하면 알루미늄 제품은 피막에 손상을 입으므로 가급적 세제를 피하고 손으로만 하거나 부드러운 제품으로 세척해준다. 요즘엔 모카포트 전용세제도 있고 묶은 때는 소다가루나 쌀뜨물로도 세척이 가능하다.

7. 마지막으로 사용한 후 모카포트의 보관은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에 뒤집어서 보관해주면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추후에 잘못된 관리법으로 부식이 돼 오랫동안 쓰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관리만 잘한다면 오래오래 사용이 가능하다.

외국에서는 관리를 잘해서 후대에 자자손손 물려주는 것을 하나의 기쁨과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다. 사용법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관리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모카포트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비알레띠, 무카, 안캅, 슬란치오, 임페리아 등등이 있고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 재질이 있어 본인의 취향에 맞춰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혼자 자주 즐긴다면 1인용을 사서 즐겨도 되고 3~4인용을 사서 둘이 즐겨도 된다.

이처럼 사용법도 간단하고 다양한 디자인이 많다보니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피규어를 모으는 것처럼 장식장을 만들어 모카포트 수집을 하기도 한다.

홈카페란 말 그대로 집에서 카페처럼 즐기는 방식으로 카페처럼 집을 꾸며놓고 바리스타가 돼 커피를 만들어 즐기는 것이다. 때로는 에스프레소를 뽑아 우유를 데워 풍성한 거품을 올린 뒤, 시나몬 가루를 재채기가 나올 정도로 얹어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영화를 보며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쌓아올려 에스프레소를 부어가며 아포가토를 먹을 수도 있다.

이렇게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다양한 커피를 즐긴다면 평범했던 자신의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그 이동을 통해 일상의 새로운 변화를 느낀다. 모카포트가 다른 공간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는 은구두의 뒷굽을 세 번만 울리면 원하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린 모카포트가 있지 않은가?



데일리뉴스팀 이원정기자 lw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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