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7월 한국 오는 '쉑쉑버거' 일본서 미리 먹어보니

김영진 기자 2016. 4. 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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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지난 8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 가이엔 공원 안에 위치한 쉑쉑버거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오는 7월 한국에 들어오는 '쉐이크쉑(Shake Shack, 이하 쉑쉑버거)'을 지난 8일 일본에 가서 직접 경험했다.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 가이엔 공원 안에 위치한 쉑쉑버거는 아시아 1호점인 것과 동시에 미국 본사에서 일본 기업에 프랜차이즈를 주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 본사가 직진출하는 것이 아닌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과의 계약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곳을 찾기 전까지 많이 망설였다. 블로그나 SNS 등에 올라온 사진과 글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2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오전 10시 40분쯤 도착했을 때 다행히 줄을 선 사람들은 대략 30여명이었다. 오전 11시 오픈하고 입장이 시작되면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 같아 대열에 합류했다. 이곳은 줄을 서더라도 날씨도 맑고 주변 공기도 좋아 오히려 즐겁게 기다릴 수 있었다.

일본 쉑쉑버거는 지하철역 아오야마잇초메역에서도 바로 연결되고 오모테산도와 아오야마 근처라 찾아가기 어렵지 않았다. 특히 도심 속 공원 안에 위치해 있어 식사를 하고 주변을 산책하기에도 너무 좋은 위치였다. 2004년 쉑쉑버거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에 처음 오픈한 것처럼 일본 역시 그런 콘셉트를 벤치마킹했다. 매장 곳곳에 자전거도 비치해놓고 애완견을 위한 음식도 있는 것처럼 도심 속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지향했다.

한국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주변에 1호점을 낼 거라고 하는데 고객들이 그런 곳에서 기다리는 즐거움을 만끽할지는 의문이다. 향후 매장을 낼 때 한강 근처나 공원 근처도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

오전 11시 정각에 경쾌한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고 간판에 조명이 번쩍이기 시작하며 입장이 시작됐다. 음식을 기다리고 먹는데 음악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실감할 정도로 쉑쉑버거에서 음악의 가치는 컸다.

입장 대기 동안 음악을 듣는 재미도 컸고 깜찍한 디자인의 안내 표지판을 보는 재미도 컸다. 메뉴는 맥도날드처럼 세트메뉴로 구성돼 있지 않고 모두 개별적으로 주문해야 했다.

버거 종류는 샤크버거, 스모크샤크, 샤크스테이크 등 4종류였고 감자 프라이즈는 2종류, 셰이크, 음료, 맥주, 와인 등이었다. 특히 쉑쉑버거에는 애완견을 위한 메뉴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쉑쉑버거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들. ⓒ데일리안

버거는 패티를 한개 넣느냐 두개 넣느냐에 따라 싱글과 더블로 선택할 수 있다. 'Shake Shack'은 흔들다라는 뜻이 아닌 '셰이크와 함께 먹는 버거'라는 뜻이라 셰이크와 함께 먹는 게 정석이다.

가격은 샤크버거의 경우 싱글은 680엔(7100원), 더블 980엔(1만원)이었고 스모크샤크는 싱글 880엔(9300원), 더블 1100엔(1만1000원)이었다. 감자프라이즈는 스몰은 280엔(2900원), 레귤러 420엔(4400원), 치즈프라이즈는 스몰 400엔(4200원), 레귤러 600엔(6300원)이었다.

셰이크는 바닐라, 초콜릿 등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오늘의 커피'처럼 '이주의 셰이크'도 메뉴판에 있었다. 이날 직원이 체리블라섬 셰이크를 추천 해 이걸로 주문해 봤다. 가격대는 480엔(5000원)부터 700엔(7300원)까지 다양했다.

맥주는 샤크마이스터 에일이라고 한잔에 830엔(8700원), 피처는 2800엔(2만9000원)이었으며 그 외에 병맥주와 삿포로 맥주도 판매했다.

버거와 프라이즈, 셰이크를 시켰을 때 2000엔(2만1000원) 정도 나왔다. 한국에서의 판매 가격이 정도 수준에서 정해진다면 다행이겠지만, 2만5000원을 넘어선다면 가격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명한 버거 브랜드인 쉑쉑버거나 인앤아웃은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을 중요시 생각한다. 따라서 식자재를 구매할 때도 그 주변 지역에 나는 식자재를 우선 구매하는 특성이 있다. 일정부분 지역 사회를 위해서 기부도 한다. 인앤아웃이나 쉑쉑버거가 해외진출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또 이들 버거 브랜드는 기존 버거가 '정크 푸드'라는 인식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쉑쉑버거 역시 정크푸드가 아닌 이 지역에 나는 식자재를 사용하고 자전거를 타고 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하며 도심 속 여유를 즐기는 타깃팅으로 성공한 것이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쉑쉑버거의 고기 역시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no hormones) 100% 자연산 앵거스 소고기(100% all-natural angus beef)를 사용했다. 앵거스 소고기는 일본 와규와 프랑스 샤놀레 소고기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소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쉑쉑버거 매장 안에서 고객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버거의 맛은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었다. 패티도 아주 두툼하고 부드러웠다. 왜 사람들이 이리 줄을 서서 먹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앤아웃버거도 먹어봤지만 쉑쉑버거가 한수 위라는 판단이다. 셰이크는 달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먹을 만 했다.

오픈 주방에다 제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고 빵도 버터를 발라 구웠는지 기름기가 흐르며 아주 맛있었다. 줄을 서고 먹기까지 시간을 보니 1시간 30분가량 소요됐다. 1시간 30분이 금방 지나갔을 정도로 줄을 서고 먹는 재미가 컸다. 이곳에서는 음식 뿐 아니라 티셔츠, 모자, 볼펜 등도 기념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쉑쉑버거의 한국 진출에 대한 업계에 관심이 크다. '제2의 스타벅스'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에서부터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모스버거가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큰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도쿄에서처럼 좋은 위치와 적당한 가격에 판매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무엇보다 쉑쉑버거가 지향하는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의 정신도 함께 가져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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