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활기 찾는 용산역 일대..대형 공원·주상복합 건립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10년 간 개발이 멈췄던 용산역 일대가 용산 4구역 개발과 지하도시 건설, 용산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다시금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용산역 일대 재개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9년 철거민이 희생된 용산 참사, 2013년 총 사업비 31조 원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무산 등 홍역을 앓았다.
31일 서울시와 용산구에 따르면 용산역 앞 노점상이 들어찼던 터에 1만2000㎡(3630평) 규모의 대형 공원이 들어선다.
이 공원의 지하에는 '리틀링크'라는 이름의 상점들과 주차장, 지하광장 등이 조성돼 일종의 '지하 도시'도 건설된다. 지하 도시가 용산역과 주상복합건물, 호텔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덕분에 주민과 여행객 등의 보행이 더 편해진다.
지상부에는 녹지와 노상 카페 등이 있는 대규모 공원 또는 광장을 만들고, 지하는 3층 깊이로 파 지하 광장과 상가, 주차장 등으로 만들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리틀링크가 조성되면 용산역에서부터 국제빌딩 4구역의 시민공원을 지나 용산공원까지 녹지대가 한 번에 연결돼 도보 여행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링크 조성지 주변으로는 용산역과 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등이 몰려 있다. 또 미용 관련 복합 상가가 들어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과 주상복합건물 등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HDC신라면세점과 연계해 외국인들의 주요 관광코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재개발 지구 지정 이후 10년 동안 방치돼온 서울 용산 4구역에는 최고 43층 높이의 주상복합·업무시설 8개 동과 광화문광장 크기의 시민공원(1만7615㎡)이 들어선다.
용산 4구역은 2009년 1월 불법 건물 점거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 참사'가 일어난 곳이다.
시민공원은 폭 65m, 길이 271m로 '용산파크웨이'로 불리게 된다.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 뉴욕 배터리 파크(Battery park)처럼 고층 건물이 즐비한 구역 한가운데에 시민공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재개발된다.
국제빌딩주변 5구역에는 지하 7층, 지상 34층 규모의 의료관광호텔이 들어선다. 용산 전자상가 관광터미널 부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1730실 서부T&D 용산호텔 3개동이 건립 중이다. 내년 6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용산역을 출발해 용산역 광장, 미디어 광장, 용산파크웨이, 용산프롬나드를 거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어지는 1.4㎞ 길이의 보행 공간도 만든다.
미디어 광장은 용산역 광장 바로 앞에 있는 폭 85m, 길이 90m 구역으로 올 하반기에 착공한다. 용산프롬나드는 용산 4구역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잇는 657m짜리 보행로로 지난 2010년에 완공됐다.
서울시는 "2017년 미8군이 평택으로 철수하고 그 부지가 용산공원으로 바뀌면 용산파크웨이에서 용산공원으로 가는 보행로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용산파크웨이 옆으로는 지상 31~4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5개 동(A~E동)이 들어선다. 1122가구가 들어가는 대단지이다. 이 중 681가구가 일반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용산역 맞은편에는 지상 40층 2개 동의 래미안용산이 이미 절반 이상 공사가 진행돼 내년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바로 옆으로는 주상복합 용산푸르지오써밋이 공사 중이다.
이번 개발이 진행되면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코레일은 지난 1월 용산역세권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6만㎡를 개발하는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됐다. 1대 주주인 코레일과 출자사 간의 갈등, 자금난 등이 불거지면서 2013년 4월 무산됐다.
최근엔 용산구 서부이촌동 노후 주거지역이 재건축을 위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으면서 검찰에 출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분당선과 면세점, 대형호텔, 용산미군기지 공원화 사업 등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대한 여론이 다시금 생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립민속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겨온다면 문화의료관광벨트가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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