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새해 계획은 괴물 투수 오타니의 '만다라트' 따라잡기로

박정경 2016. 2. 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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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고등학교 1학년 때 작성했다는 만다라트 목표달성표
지난해 11월에 열린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활약한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
칼라차크라 만다라. 산스크리트어로 `칼라`는 시간, `차크라`는 바퀴를 의미한다. [사진=중앙포토]
매일 목표를 적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사진=중앙포토]

새 학년을 맞아 계획들 세우느라 분주할 때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신년 목표와 행동 계획을 분명히 세우고 나면 그만한 보람도 없다. 어떤 방법으로 짜야 효과가 더 좋을까?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가 고등학생 때 활용해 화제가 된 ‘만다라트(Mandalart)’ 등 목표 관리 기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작은 것 모여야 큰 걸 이룬다’만다라트는 큰 도화지에 가로, 세로 9칸씩 모두 81칸의 사각형을 그리는 데서 시작한다. 맨 가운데 사각형에 올해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적는다. 그걸 둘러싼 8칸에는 그 목표를 현실화할 실천 계획을 키워드 중심으로 써 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8개의 행동 계획을 그 주변으로 확장해 다시 하나의 하위 목표로 삼고 그걸 둘러싼 각각의 8칸에 그 하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실천 계획을 나열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작은 강들이 모여 큰 바다로 흘러가듯 자신의 작은 행동들이 결국엔 커다란 목표를 향해 뻗어 나감을 보다 가시적으로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다.오타니 쇼헤이(22) 투수가 고교 1학년 때 만들었다는 만다라트 양식의 계획표가 지난해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때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역시나" 하는 공감을 자아냈다. 당시 우리 대표팀이 결승에서 극적으로 일본을 꺾어 통쾌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첫 경기와 준결승에서 만난 오타니 투수의 놀라운 실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경기 13이닝동안 안타만 셋 내어주고 무실점이었다.

오타니의 만다라트 계획표를 보면 ‘운(運)’이란 항목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다. 운을 본인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보지 않고 자기가 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목표로 삼았다. 운을 위한 오타니의 세부 계획은 인사, 쓰레기 줍기, 물건을 소중히 하기, 심판을 대하는 태도, 책 읽기 등이다. 인간관계를 통해 업이 돌고 돈다는 윤회적 신념이 느껴진다.

만다라트는 일본의 디자이너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지난 1987년에 창안했다. 『내 두뇌에 날개를 달아주는 생각의 도구』(가토 마사하루 지음)에 따르면 만다라트(Manda+la+Art)는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이란 뜻이다. ‘Manda’는 진수, 본질을 ‘la’는 소유한다는 의미의 범어. 만다라(曼茶羅)는 깨달음의 경지를 반복되는 원과 네모, 연꽃무늬 등으로 표현한 불화로, 현대 심리학에서도 명상과 치유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 소라 모양으로 움직이는 뇌 구조에 맞춰 생각을 정리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목표를 잡아라’만다라트에서도 적용되듯이 목표를 세울 때는 최종 목표(final goal)와 수행 목표(performance goals)를 구분해야 한다. 예컨대 마라톤 완주가 최종 목표라면 이 달성에 도움 되는 ‘매일 30분식 조깅’은 수행 목표가 된다. 『복잡한 문제 깔끔하게 정리하기』(미카엘 크로게루스, 로만 채펠러 지음)에 나오는 ‘존 휘트모어 모형’은 이 목표를 정할 때 다음 14가지 요건을 갖췄는지 따져보라고 주문한다.

목표 내용이 구체적인가, 측정 가능한가, 달성 가능한가, 현실적인가, 기한을 정했나, 긍정문 진술, 구성원들이 이해했나, 동의했나, 관련성 있는 목적인가, 윤리적인가, 도전적인가, 합법적인가, 친환경적인가, 문서로 남겼는가이다. 학생 개인의 목표에도 최소 8개 정도는 해당될 것 같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달성하기 어려운 희망 없는 목표도 안 되지만 또 너무 쉬워서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것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건은 ‘KISS(Keep It Simple, Stupid)!’, 바로 '간단명료'다.

스스로 계획 세우며 마음의 근력 키우자아무리 그럴싸한 목표도 결국 실천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능력을 ‘그릿(GRIT)’이라 한다. 『그릿』(김주환 지음)에 따르면 열정을 갖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자기조절력을 뜻한다.

그릿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노력하면 더 잘할 거라는 능력 성장의 믿음(Growth Mindset),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일 자체가 재밌고 좋아서 하는 내재동기(Intrinsic Motivation), 불굴의 의지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끈기(Tenacity)이다.

미국 시카고대 제임스 헤크먼 교수(2000년 노벨경제학상)는 지난 1962~67년 빈민층 어린이(3~4세) 12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비인지능력을 강화하는 교육을 매주 2시간 반씩 2년간 실시했다. 아이들 스스로 그날 무얼 할지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자율 의지로 실천하게 한 것이다. 40여 년의 추적 조사 결과, 그릿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대조집단에 비해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고 생활이 안정적이었다.

목표와 계획을 스스로 세우는 행위 자체가 자기조절에 도움이 된다. 『그릿』의 저자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공부 계획은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1주일 단위로 짜고 주중에는 많이, 토요일엔 조금, 일요일은 비워 두라”고 조언했다. 계획을 잘 지켰으면 일요일에 달콤한 휴식의 보상을 주자.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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