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역습 '스모그' 지구촌 악전고투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시들은 한시적으로 차량 운행을 금지하거나 대중교통을 무료화했고, 호흡기 질환을 우려해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차량 2부제 시행을 앞두고 사회 고위층을 예외자 명단에 포함시켜 비난을 받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1600만명이 거주하는 인도의 수도 뉴델리시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시 당국은 지난 23일 공기 중 먼지 농도가 올 들어 가장 높아 대기가 ‘심각한 상태’였다면서 2부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뉴델리에서 800만대의 차량이 운행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뉴델리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라고 발표한 바 있다.
뉴델리가 소속된 델리주의 아르빈드 케즈리왈 주지사는 “차량 2부제로 시민 불편이 예상되지만 우리 자신과 아이들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2부제에 자신의 차량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날 발표된 ‘차량 2부제 예외 대상 목록’에는 대통령, 총리, 장관, 각 주 주지사, 판사 등 사회 고위층 대부분이 포함됐다.
이탈리아의 대도시 밀라노는 다음 주중 3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강수량이 적고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이례적인 날씨가 계속되면서 밀라노의 공기 중 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수도 로마도 같은 이유로 차량 운행을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투린은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최근 버스 등을 무료로 운행했다.
유럽에서 공기 오염이 심각한 것은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역시 대기의 질이 나빠지면서 올해 내내 차량 2부제 논의가 지속돼 왔다. 영국 런던에서는 매년 9500명이 공기 오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25일에도 베이징 등에서 스모그로 도시 전체가 뿌옇게 변해 ‘화이트 스모그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떨어지면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선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돼 이날에만 300편 이상이 결항됐다. 중국은 지난 12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예정대로 이행할 경우 스모그를 42%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대기오염은 중동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달 자동차 배출가스 등으로 인한 부유먼지 발생량이 기준치의 7배에 달하는 등 ‘최악의 공기’ 상태가 이어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휴교령이 내려졌다. 테헤란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지대 분지인 데다 차량이 500만대에 달해 겨울철에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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