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애니 영화 데뷔.. '쿵푸 팬더' 감독 마크 오스본 21세기 버전으로 새롭게 연출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1900∼1944)의 소설 ‘어린왕자’가 21세기 버전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쿵푸 팬더’(2008)의 마크 오스본 감독이 연출한 ‘어린왕자’는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였다. 소설이 조종사가 6년 전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을 때 겪었던 경험을 들려준다면, 영화는 조종사가 할아버지가 됐을 때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 ‘어린왕자’는 비행사로도 활동했던 생텍쥐페리가 글과 함께 삽화까지 직접 그려 출간한 작품이다. 1943년 미국에서 첫 초판 이후 전 세계 270개 언어로 번역·출간돼 1억45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책’으로 기록됐다. 발간 당시 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졌던 지구촌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소설의 성공이 영화로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소녀(목소리 연기 매켄지 포이)는 엄마(레이철 매캐덤스)의 요구대로 명문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엄마는 딸의 인생계획표를 분 단위로까지 세우고 명문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간다. 옮겨온 집 옆에는 괴짜 조종사(제프 브리지스)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젊은 시절 사막에 추락했을 때 다른 행성에서 온 어린왕자를 만난 그 조종사다.
소녀는 조종사 할아버지를 통해 어린왕자(라일리 오스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소녀와 할아버지가 사는 현실 세계와 어린왕자가 사는 이야기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그렸다. 현실 세계는 CGI(컴퓨터영상합성기술)로, 이야기 세계는 인형을 만들어 촬영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각각 표현했다.
현실 세계는 할아버지와 소녀가 속한 곳을 다르게 묘사했다. 소녀의 세계는 각이 지고 도시와 집, 자동차, 문고리 등이 반듯한 사각형 모양이다. 색감은 무채색으로 어두운 분위기다. 반면 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집도, 자동차도, 문고리도 부드러운 곡선형이다. 색채 역시 밝고 생동감이 넘친다. 이야기 세계는 생텍쥐페리의 삽화를 대부분 가져와 따뜻한 느낌이다.
“마음으로 봐야 잘 볼 수 있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가 지구를 떠돌다 만난 여우(제임스 프랑코)로부터 듣게 되는 말이다. 어린왕자는 이 여우에게서 ‘길들이다’라는 개념을 배운다. 서로에게 길들여진 어린왕자와 여우. 이 문장은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23일 개봉. 전체관람가. 106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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