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켄궁 신물들, 기기묘묘하게 생겼네
[오마이뉴스 이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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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마모토 전통공예관에서 바라 본 구마모토성 |
ⓒ 이상기 |
우리 예성문화연구회 측에서는 항공 일정을 고려해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구마모토를 방문하겠다고 통보했다. 그것은 구마모토행 비행기가 일주일에 세 번 월, 목, 토요일에 운행하는데,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 월요일 저녁에 오는 스케줄이 가장 실속 있기 때문이다. 이 스케줄은 토요일 아침 9시 30분에 인천 공항을 출발하고, 월요일 저녁 6시 30분에 구마모토 공항을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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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마모토 전통공예관에 전시된 도자기 |
ⓒ 이상기 |
그렇게 해서 일본 측에서 3명, 한국 측에서 1명이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사카모토 회장이 '구마모토 전통공예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보고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연구발표는 이시하라 히로시(石原 浩)가 '도자기와 다도'를, 박근영(朴根永)이 '충주 소반'을, 하야세 테루미(早瀨輝美)가 '일본 전통종이 와시(和紙)'를 하기로 했다. 연구발표는 통역을 포함해 40분이고, 발표 후 10분간 질의응답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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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속에서 히고고류(肥後古流)라는 다도를 보여주인 다인 |
ⓒ 이상기 |
결과적으로 이번 학술발표회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오히려 알차고 실속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실생활과 관련이 있는 주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의 다도에 대해 한 수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일본 전통종이인 와시 역시 우리 한지(韓紙)와 같이 쇠퇴하고 있지만,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야스시로 신사의 묘켄궁(妙見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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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를 안내한 일한문화교류연구회원들: 왼쪽부터 사카모토 회장, 이시하라, 나가니시, 시마즈 선생 |
ⓒ 이상기 |
11시 30분쯤 밖으로 나가니 자주 만난 회원들이 나와 있다. 사카모토 회장, 시마즈 선생, 이시하라 사무국장, 나가니시 선생이다. 그 중 시마즈 선생과 이시하라 사무국장은 매년 만나는 사이다. 그것은 양국의 교류시 매번 참석하는 멤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시하라 사무국장과 나는 한일 양국의 학술교류를 조율하는 카운터파트로, 항상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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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켄궁 |
ⓒ 이상기 |
그러나 우리는 해안이 아닌 구마가와(球磨川) 근처에 있는 야스시로 신사 묘켄궁(妙見宮)을 보고, 미야지(宮地) 수제(手?き) 와시 공방을 방문할 것이다. 야스시로 신사에 도착하니 야스시로 박물관 학예연구사인 하야세 테루미가 나와 우릴 맞이한다. 그것은 하야세가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일본 전통종이인 와시에 대해 발표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우릴 구마모토의 대표적인 와시 생산지 미야지 공방으로 안내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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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켄궁 본전 |
ⓒ 이상기 |
묘켄궁은 흰벽에 빨간 기둥, 황동 기와로 만들어진 현대적인 신사의 본전이다. 처음에는 상궁 중궁 하궁의 삼궁으로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하궁만 남아있다고 한다. 하궁의 본전 내부에는 진국(鎭國)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그리고 건물 내부에 용 장식이 있다. 건물 외부에는 학, 사자, 코끼리 부조가 붙어 있다. 이러한 동물들은 불교적인 유산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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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장당 |
ⓒ 이상기 |
묘켄사이(妙見祭)는 야스시로 대표 축제다
본전을 보고난 우리는 이제 수세사(水洗舍)로 간다. 그곳에 야스시로 대표축제인 묘켄사이에 사용되는 신물(神物)들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묘켄사이는 매년 11월 23일 시오야(?屋) 하치만구(八幡宮)에서 출발한 신가마(神輿)와 신주(神主)가 야스시로 신사 묘켄궁까지 이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축제다. 이때 사람들의 행렬과 함께 시시(獅子), 장식용 수레인 가사보코(笠?), 장식말인 가자리우마(飾馬), 나무로 만든 긴마(木馬), 거북이 몸에 뱀의 머리를 한 기다(龜蛇), 물과 불 그리고 바람을 상징하는 덴구(天狗)가 호위하거나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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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수 두 마리 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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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용 수레인 가사보코는 모두 9기가 있으며, 17세기 후반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가사보코의 윗부분에는 각각 다른 장식을 하는데, 인물과 동식물이 표현된다. 가자리우마는 말 머리에 장식을 하고 사람이 끌고 간다. 이 말은 움직이는 동물이어서 생동감이 있다. 종이와 나무로 만든 가짜말인 긴마에는 어린이가 들어가 걸어간다. 이것은 1737년 야스시로 성주 마쓰이 히사유키(松井壽之)의 70회 생일을 축하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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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龜蛇)로 불리는 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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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구는 녹색, 붉은색, 검은색 세 마리인데, 이들 색깔은 수왕(水王), 화왕(火王), 풍왕(風王)을 상징한다. 수왕은 비가 많이 오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화왕은 맑은 날이 많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풍왕은 바람도 적당히 불어줄 것을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이들 외에 가신과 무사로 이루어진 야코(奴)가 주인의 짐을 들고 놀이를 하며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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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마로 불리는 장식말 |
ⓒ 이상기 |
이들을 보고 나서 우리는 다른 신을 모신 신사도 살펴본다. 오미야신사(大宮社), 이나바신사(稻荷社)가 있는데, 이곳에 모신 신이 천황신과 음식의 신이다. 전자는 야마토 다케루(日本武尊)로 <일본서기>에 나오는 천황이다. 후자는 우케모치노가미(保食神)로 불리는 신으로, 우리에게 곡식과 육류 그리고 어류를 제공한다. 이들을 보고 나면 길은 자연스럽게 묘켄마치(妙見町) 2156번지에 있는 미야지 수제 와시 공방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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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한ㆍ일 민간단체의 역사문화 교류 2015]는 한일 양국 민간단체 교류를 기록한 세 번째 연재다. 이번 연재는 ‘일본과 한국의 전통공예’라는 주제의 학술발표와 관련 문화유산 답사를 중심으로 10회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연재와 맥을 같이하는 연재가 이미 2회 있었다. 2009년에는 학술대회가 다마나(玉名)에서 열렸고, 주제는 ‘구마모토현 북부의 고대문화와 한반도’였다. 이때의 교류기는 2009년 11월 5일부터 9회 연재했다. 그리고 2013년 아마쿠사(天草)에서 열린 학술대회의 주제는 ‘일본과 한국의 천주교 수용’이었다. 그때의 교류기는 2013년 12월 1일부터 11회 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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