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복음을' 예수교서회의 근대 선교문서 218점 한눈에.. 숭실대 기독교 130주년 특별전

이용상 기자 2015. 10. 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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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기억, 신앙의 기록' 주제 기독교 관련 문서 30일까지 전시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전경. 1900년 우리말로 발행된 최초의 공인번역 신약전서. 1895년 최초로 한글로 번역된 영문소설 ‘천로역정’. 1930년대 주일학교에서 사용했던 생일축하장과 축하엽서(왼쪽 맨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국기독교박물관 제공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장로교의 예수교회보와 감리교의 그리스도회보가 통합돼 만들어진 것이 여기 있는 ‘기독신보’입니다. 한국 에큐메니컬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었죠.”

숭실대에서 기독교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8일 서울 동작구 상도로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전시된 ‘기독신보’를 보며 이같이 설명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구 왼쪽엔 순한글 세로쓰기로 돼 있는 책자 ‘셩교촬리’가 전시돼 있었다. 이 교수는 “예수교서회가 처음으로 발간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둘러보던 이 학교 3학년 이보경(24·여)씨는 “수업시간에 파워포인트(PPT)로만 보던 자료들을 실제 눈으로 보니 당시 선교사들의 헌신을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은 7일부터 30일까지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를 갖고 있다. ‘근대의 기억, 신앙의 기록’이란 주제로 예수교서회에서 발행한 기독교 문서 218점을 전시한다.

이번 특별전을 총괄한 한명근 학예사는 “초기 선교사들이 만든 기독교 문서는 한글이 민중의 삶 깊숙한 곳까지 보급되는 데 기여했다”며 “이번 전시회는 일제시대에 한글이 서민사회에 확산되도록 기여한 기독교 문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대한기독교서회의 전신인 예수교서회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게일 헐버트 레이놀즈 올링거 등 외국인 선교사들이 문서로 한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1890년 6월 창립한 ‘조션셩교셔회’가 모체다. 1894년 기독교 교리의 핵심을 간략히 설명한 ‘셩교촬리’를 발간했고, 기독교 배경의 서양철학 입문서인 ‘덕혜입문’(1893) 등을 간행했다. 총 간행부수는 1912년 24만부 수준에서 1915년 70만부, 1920년 120만부, 1925년 170만부 수준으로 급증했다. 예수교서회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예수행적’은 1933년까지 총 140만부 발행됐다. 예수교서회가 출간한 단행본은 4000종이 넘는다.

예수교서회는 처음부터 한글을 사용해야 복음을 대중 깊숙한 곳까지 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기독교 문서 선교를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일반 교양서적도 발행하면서 한글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리교과서인 ‘사민필자’, 한국 역사책 ‘대한역사’, 수학교과서 ‘심산초학’ 등이 대표적이다.

예수교서회는 출판사지만 도서 판매를 넘어서 대중들의 독서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도 관여했다. 서적은 교회뿐만 아니라 병원 학교 기차역 온천 여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비치했다. 1903년 한성감옥에 생긴 최초의 감옥 서적실도 예수교서회 소속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마련됐고 이곳에 비치된 책들도 대부분 예수교서회가 기증한 것이다. 여기서 이상재 이승만 등 개화파 지식인들이 ‘옥중전도문고’ 등 기독교 서적을 접하고 개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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