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묵상] 열매.. 옥토라야 좋은 열매 마음 밭을 말씀으로 기름지게

신상목 기자 2015. 10. 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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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열매는 ‘하늘의 농부’가 빚어낸 작품이다. 사진은 2012년 9월 강원도 춘천시 충열로 강원도농업기술원 주차장에서 농부들이 수확한 벼를 햇볕에 말리는 모습. 국민일보DB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요 15:1)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6∼7)

황금들녘 풍요로운 가을걷이가 시작됐다. 올해는 봄 가뭄에도 불구하고 쌀농사 지역 작황은 예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올 쌀농사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대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풍년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늘이 돕지 않으면 '열매'는 없다. 벼가 쌀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열매 맺게 하시는 진정한 농부를 기억하자.

벼농사는 좋은 볍씨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볍씨는 지난 가을에 추수하고 따로 보관해 둔 볍씨를 사용한다. 볍씨는 잘 익고 무거운 것이 좋다. 볍씨는 종자 소독제로 소독해 맑은 물에 담가둔다. 볍씨가 수분을 적당히 흡수해 발아하기 시작하면 모판흙을 넣은 육묘상자에 파종한다. 이것을 못자리라 한다. 여기에 비닐을 씌워 냉해를 방지하고 모가 잘 자라도록 한다.

못자리의 모가 어느 정도 자라면 논에 옮겨 심어야 한다. 이를 모내기 또는 이앙(移秧)이라고 한다. 보통 5∼6월쯤 하게 된다. 모내기에 앞서 농부는 겨우내 쉬게 했던 논을 갈고 물을 댄다. 논을 가는 것을 써레질이라고 하는데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써레질을 하면서 비료를 준다.

벼는 자랄수록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모를 심은 이후엔 거름을 주어서 영양분을 공급한다. 비료는 화학비료 외에도 토양이나 빗물, 관개수 등에 의해 천연적으로 공급된다. 요즘엔 벼 품종 자체가 강해서 비료나 거름을 주지 않더라도 물만 있으면 잘 자란다.

벼가 자라기 위해서는 기상과 토양 환경이 중요하다. 기상 환경에는 기온과 일조, 강우량이 있으며 토양환경은 흙의 성질이나 구조, 물과 양분을 흡착하는 능력 등을 포함한다. 토양의 중요성은 신약성경 ‘씨 뿌리는 자’ 비유에서 언급된다. 우리 마음 밭이 옥토와 같아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좋은 땅은 말씀을 받으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 조건이 된다(막 4:20).

물은 벼의 성장에 절대 조건이다. 벼는 추수 이전에 누렇게 익는 기간을 빼고는 항상 물이 있는 상태에서 자란다. 물은 천연 양분을 공급하고 잡초나 병해충 발생을 억제한다. 논물은 온도가 높아야 좋다. 온도가 낮으면 냉해에 걸리기도 한다.

예레미야서는 여호와를 의뢰하는 사람이 받는 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물가에 심어진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니라.”(렘 17:8)

가뭄은 좋은 열매 맺는 것을 방해하는 최악의 조건이다. 논이 마르면 잡초만 무성해진다. 벼가 잡초에 지는 것이다. 너무 가물면 벼가 타죽기도 한다. 논바닥이 갈라지면서 벼도 죽는다. 성경은 기근을 언급한다. 가장 심한 기근은 말씀을 듣지 못하는 기갈이다(암 8:11).

농부는 가뭄에 대비한다. 논바닥이 갈라지기 전에 물을 대야 한다. 보통 지하수를 활용한다. 그런데 지하수는 온도가 낮아서 벼가 상대적으로 덜 여물 수 있다. 특히 지하수와 연결된 논 쪽 벼들은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물 온도가 벼의 성장에 그만큼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모를 심어놓으면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농부는 끝없이 돌본다. 마치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처럼. 그중 제초는 농사일 중 가장 번거로운 작업으로 꼽힌다. 벼가 자라는 동안 잡초들이 함께 자라 논의 양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이를 제거해야 한다. 성경에서도 잡초(가라지) 비유(마 13:25)가 등장한다. 가라지의 최후는 불사름이다(마 13:30).

병충해도 조심해야 한다. 벼가 걸리는 병에는 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흰빛잎마름병 오갈병 등이 있으며, 해충으로는 이화명나방 멸구류 매미충류 흑명나방 등이 있다. 요즘엔 병충해에 강한 벼 종자가 개발돼 병에 걸리는 벼는 많지 않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좋은 씨(good seed)’를 천국에 비유했다(마 13:24).

추수는 벼이삭의 90% 이상이 누렇게 변할 때 시작한다. 보통 벼 베기 일주일 전에는 작업이 수월하도록 논의 물을 완전히 빼서 논바닥을 말려준다. 수확된 벼는 건조 과정을 거치며, 건조를 마치면 도정을 하게 된다. 도정은 벼에서 껍질(왕겨)을 벗겨 현미를 만드는 ‘제현(탈각)’과 현미에서 백미를 만드는 ‘정백’ 과정으로 나뉜다.

경기도 양평에서 40년째 벼농사를 지어온 김문식(62) 장로는 “농사는 하늘을 보는 일이다. 매년 다르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추수를 비유로 들어 하나님 나라를 설명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막 3:26∼29) 열매 맺는 삶에 대한 묵상이 필요한 시간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도움말: 김문식 장로, ‘쌀’(김영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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