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판 '공격의 재구성', 효과 있을까

이준목 2015. 8. 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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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예선전 대표팀 명단 발표.. 유럽파엔 신뢰-새 얼굴엔 기회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2연전(3일 라오스·8일 레바논)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기존의 유럽파 선수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확인하면서도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실험도 포기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총 8명의 유럽파를 발탁했다. 유럽파는 항상 대표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력이 다소 부진하거나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려를 자아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대표팀 발탁의 기본 원칙으로 내세운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다소 고민스러웠을 법한 대목.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을 둘러싸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충분히 지켜보고 점검을 마친 선수들만 발탁한다는 소신을 강조해왔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등은 이미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며 검증을 마쳤고 슈틸리케 감독과도 충분히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이들은 이미 슈틸리케호의 전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시적인 부진으로 급격히 위상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를 재확인했다. 현재 슈틸리케호의 최대 취약점인 골결정력 강화를 위해서도 큰 경기와 득점 경험이 풍부한 유럽파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플랜B' 발굴도 놓치지 않은 슈틸리케

그렇다고 슈틸리케 감독이 유럽파에만 의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평가전과 지난 동아시안컵 등을 통하여 꾸준히 유사시를 대비한 '플랜B'을 발굴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재성(전북)-권창훈(수원)-정우영(고베)-임창우(울산)-김승대(포항)같은 선수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합격점을 받아 이번 대표팀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유럽파의 대안이자 포지션 경쟁 상대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비토리아)-황의조(성남)-권순태(전북)같이 대표팀에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을 통해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대표팀 발탁'이라는 기존의 원칙도 충분히 감안했다. 이들은 모두 이전부터 꾸준히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거론됐을만큼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석현준은 조광래호 시절 이후 5년 만의 대표팀 복귀이고, 황의조와 권순태는 K리그에서의 활약과 지난해 제주도 전지훈련 등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이 꾸준히 주목해오고 있던 선수들이다.

여기에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명단의 깜짝 발탁으로 대학생 국가대표인 골키퍼 김동준을 포함시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의 주전 수문장인 김동준의 발탁은 지난 동아시안컵 때의 구성윤과 마찬가지로 올림픽팀과의 연계성, 장기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을 두루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석현준·황의조 합류... 효과 기대

달라진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공격진의 재구성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동아시안컵에서 젊은 선수들 위주의 전력으로 우승까지 차지하며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유일하게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 바로 골결정력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동아시안컵에 출전했던 공격자원 중 부진했던 김신욱과 이용재를 제외하고, 석현준과 황의조를 포함시켰다. 이들은 기존 슈틸리케호 부동의 원톱인 이정협과 함께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한다.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데다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동국-박주영 등의 베테랑 공격수가 여전히 배제되고 있는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한 세대교체의 의지가 뚜렷함을 보여준다.

석현준은 2010년 9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유일하게 A매치를 치른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190cm의 장신인 석현준은 전형적인 타깃맨 자원으로 아시아권에서 한국을 상대로 밀집수비를 구사하는 팀들을 공략할 수 있는 유용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제공권에서의 장점이 비슷하지만 민첩성에 약점이 있던 김신욱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K리그 클래식 국내 선수 득점 1위(10골) 황의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중앙과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자 위치선정과 순간 스피드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한 기복과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에서는 아직 약점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슈틸리케호의 원톱 후보들은, 손흥민-구자철-이청용 등 주로 유럽파 위주로 꾸려질 2선 공격진과 얼마나 유기적인 호흡을 맞출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대표팀에 발탁한 선수가 60명에 이른다. 이중 슈틸리케 감독에 의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11명, 올해에만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선수가 5명이었다. 그만큼 기존 자원들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가능성 있는 새 얼굴의 발탁을 통하여 대표팀에 건강한 경쟁구도와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슈틸리케 감독의 가장 큰 업적이다.

어느덧 부임 1년째를 앞두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팀의 골격을 거의 완성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안정과 실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슈틸리케 감독 특유의 중용(中庸)이 이번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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