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진로와 학습 둘다 잡으려면?

학습법 전문가가 들려주는 ‘자유학기제 공부법’

[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올해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가 전국 중학교의 80% 수준으로 확대되고, 내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를 중간 및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운영하는 특별 학기를 말한다.

앞서 교육전문기업 비상교육이 지난 2013년 8월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을 앞두고 중학생 17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은 자유학기제를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고교 진학 전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가 45%로 가장 컸다.

그러나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및 희망학교로 지정된 중학교에서 1학년 때 자유학기를 미리 경험한 일부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2학년에 진급했을 때 학업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대상 인터넷강의사이트 ‘수박씨닷컴’이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1학년 때 자유학기를 보내고 2학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44%는 ‘시험 대비 감각이나 요령 상실’이라고 답했다. ‘1학년 교과 공부가 부족했다’거나 ‘2학년 교과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응답도 36%나 됐다.

그렇다면 충분한 진로탐색의 시간을 가지면서, 학습 감각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박씨닷컴 학습법 전문가에게 올해 2학기 ‘자유학기’를 보낼 중학생들을 위한 학습 조언을 구해봤다.

1. 실제 자유학기제는 이런 모습

수업 전 기본 교과 지식은 미리 알고 있어야

자유학기에는 강의식 수업이 활동 중심 수업으로 바뀌지만, 수업 전 기본적인 교과 지식은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본 교과 지식은 ‘활동 중심 수업’의 기본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팀 발표 수업 중 기본 교과 지식이 없으면 수업 참여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학교에서 진도 나가는 시간 줄어

수업은 학습 진도를 나가는 대신 다양한 학습 활동 중심으로 채워진다. 학습 활동이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기본 교과 내용을 알려주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업 전에 스스로 기본 교과 내용에 대한 예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유학기에도 평가는 있어

자유학기라고 해도 평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방식이 다를 뿐이다. 기존에 선생님이 학생에게 교과내용을 가르친 후 시험 ‘결과’로 학생을 평가했다면,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학생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되고, 선생님은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효과적으로 수업 활동에 참여했는지 ‘과정’을 평가하게 된다.

2. 기본 교과 내용은 ‘스스로 공부’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스스로 교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 교과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교과서나 참고서, 인터넷강의 등을 통해 하루 또는 일주일 정해진 분량의 교과 내용을 학습한다.

수업 전에는 해당 단원 교과 내용을 미리 학습하고, 암기나 시험을 보기 위함보다는 내용을 이해하고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실시한 수업 활동 중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수업 후에 집에 돌아와 개념을 복습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트에 예습한 내용을 스스로 적어보면 시각적으로 내용을 체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리된 노트는 수업 시간에 기본 개념을 참고할 때 활용할 수 있다.

3. 공부한 후에는 반드시 ‘평가하고 점검’

공부한 후에는 꼭 평가가 뒤따라야 하는데, 이는 자신이 목표한 내용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라는 목표가 없으면 혼자서 하는 공부가 지루하고 싫증나기 쉽다.

평가 방식은 자체적으로 단원 별 마무리 문제나 교재의 중간?기말고사 대비 평가를 활용해 실제 시험처럼 임해보는 것이다. 평소 인터넷강의를 듣는다면 인강 사이트의 평가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박씨닷컴의 경우 단원별 평가, 실전대비 테스트, 사회/과학 복습마스터 등의 자체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상을 주는 것도 학습 의지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체적으로 실시한 중간?기말고사의 목표 점수를 정하고, 달성하면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목표가 자유학기제를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돼 줄 수 있다.

4. 자유학기제 과목별 학습 전략

[국어] 국어는 크게 비문학과 문학, 문법으로 나뉜다. 수필, 설명문, 토의 등 비문학의 경우 글의 갈래에 따른 특징과 종류, 효과적인 내용 전달 방법 등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명문은 글이 주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논설문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다음에 올 내용을 유추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학은 개별 작품마다 세부 내용을 꼼꼼하게 공부해야 한다. 이를테면 주요 부분의 함축적 의미나 화자의 심정 등을 짐작해본다. 문학 작품은 갈래에 따른 정의와 특성, 구성 요소 등을 추가로 정리해둔다.

마지막으로 문법은 용어를 중심으로 정의와 활용법 등을 정리해두면 효과적이다. 실제 예시문에서 문법이 올바르게 사용되었는지 판단하는 것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영어] 영어는 교과서로 공부하되, 영역별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 자유학기에는 문법과 독해, 어휘, 듣기 영역의 공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영어는 외국어라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하루에 일정한 분량씩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교재나 강좌의 수준은 현재 자신의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것을 선택한다. 그래야 영어 실력이발전할 수 있다.

[수학] 수학은 진도를 나가기에 앞서 지난 학기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먼저 배운 단원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공부할 때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지난 학기의 보충학습이 필요한지 먼저 점검한 뒤 현재 진도를 공부한다. 그리고 문제를 통해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개념으로 돌아가 이해한다.

자유학기에 해당하는 단원은 개념 이해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교재나 강좌는 현재 자신의 실력에 맞춰 선택한다. 만일 진도 나갈 부분이 어렵다면 개념 설명 위주의 기초 교재로 학습한다. 반대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한 단계 높은 실력을 쌓고 싶다면 심화학습용 교재나 강좌를 선택한다.

단, 무리한 심화학습 보다는 2학기 기본 교과 지식을 완벽히 쌓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회/역사] 사회나 역사는 내용 이해의 어려움보다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 난제이다. 때문에 공부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트를 정리한 다음에는 문제를 푼다. 틀린 문제는 노트에 표시하고 빠진 부분은 꼼꼼히 채워 넣는다.

또 하나, 시간 순서대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내용의 큰 그림을 그린 다음, 세부적인 내용을 공부한다. 이렇게 공부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효과가 생긴다.

[과학] 과학은 단원별로 나오는 용어와 현상을 정리하고 스스로 설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과학적인 현상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적용되는지를 중심으로 공부한다.

실험의 경우, 실험 주제와 과정, 결과를 상세히 정리해둔다. 각각의 실험 도구들의 쓰임새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된 실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점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김승호 수박씨닷컴 학습전략 선임연구원은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기본 교과공부를 소홀히 하면 2학년에 올라가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며 “참여형 수업을 통해 꿈과 끼를 찾아가는 동시에, 스스로 기본 교과 지식을 학습하고, 공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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