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한 바퀴 더
사소한 발견이 가능한 동네 성수동을 다른 방향으로 한 바퀴 더 돌았다. 삶이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 지금을 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간 속으로.


7 리퀴드랩
‘시원한 맛’으로만 맥주를 즐겼다면 리퀴드랩에 가보자. 맥주에도 여름의 맛이 있고 겨울의 맛이 있다. 리퀴드랩은 소규모 양조장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만든 다양한 맛의 크래프트 비어를 20종류 내외로 선별해 선보인다. 5천원대부터 1만원 초반대로 수제 맥주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맥주의 쓴맛을 ‘0’부터 ‘100’까지 숫자로 분류한 IBU 기준에 따라 가벼운 맛부터 묵직한 맛까지 골고루 구비해 놓았다.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도록 각 맥주들에 대한 주인 차경선의 사근사근한 설명은 덤이다. 12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까지 천천히 내리는 콜드브루(더치 커피)도 있다.
add성동구 왕십리로4길 23


8 카우앤독
아무리 오래 앉아 일해도 눈치 주지 않는 카페가 있다. 2층은 회의실로 사용하기 좋게 방으로 나뉘어 있고 널찍한 1층에는 테이블마다 콘센트가 있어 데스크톱을 들고 온다 해도 문제없는 카페 겸 코워킹 공간 ‘카우앤독’이다. 단순히 개인 업무만 독려하는 곳이 아니다. ‘함께 좋은 일을 하다(Co Work & Do Good)’는 의미대로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지향하며 ‘사회 혁신’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개최하는데, 사회 혁신이 무엇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마침 7월 1일에 열리는 프로그램의 주제는 사회 혁신을 쉽게 설명해 주는 ‘백 투 베이식’이다.
add성동구 왕십리로2길 20

9 아이니드팩토리
커피를 내리고 남은 원두 가루를 공짜로 주는 것처럼 자투리 나무를 주는 이곳은 가구 회사 ‘아이니드’의 카페이자 쇼룸 겸 공장이다. 한켠에서는 향초 공방 ‘초와’와 협업해 향초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8월에는 공간 대관이 힘든 신예 작가를 위해 그들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물론 가구도 만들 수 있다. 2회 과정인 목공 체험방을 통해 책꽂이처럼 작은 원목 소품을 손수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이 모든 기획에는 누구든 이곳을 자신의 ‘공장’으로 여기고 창조적인 작업을 하게끔 도와주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add성동구 성수일로4길 4

10 우콘카레우콘은 울금, 강황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우콘카레’는 일본 정통 가정식 카레를 만든다. ‘카레’ 하면 떠오르는 큼직큼직하게 썬 감자와 당근은 빼고 타기 직전까지 볶은 양파 등 재료를 곱게 갈아 만들었다. 치자를 우려낸 물로 지은 밥은 고슬고슬하고 하루 동안 냉장 숙성시킨 뒤 손님에게 낼 때마다 중탕으로 데우는 카레는 일부러 졸이지 않아도 진하다. 주인 박성관은 우콘카레 덕에 공장지대인 마을이 조금은 안전하고 밝아졌다고 눙치듯 웃었다. 인터뷰 도중 동네 할머니가 김을 나눠주러 애써 들른 것을 보면 그의 말이 농담만은 아닌 듯하다.
add성동구 성수이로10길 8

11 자그마치낡은 인쇄공장에, 낡은 집기들도 버리지 않고 활용해 꾸민 ‘자그마치’는 책, 신발 등 여러 물건을 만드는 장인의 거리였던 성수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카페이자 공방, 갤러리로서 지난겨울에는 뜨개질 제품을 선보이는 플레이울과 니팅 워크숍을 열었고 6월 30일까지는 온라인 식물가게 슬로우파마씨, 정인혜 작가와 협업해 식물과 식물을 그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연다. 자그마치는 옛날 성수동이 그랬듯 제조업자, 디자이너, 판매자, 시민 모두 함께하는 가치를 만들고 있다.
add성동구 성수이로 88
PHOTOGRAPER 김정아
ILLUSTRATOR 김란
CONTRIBUTING EDITOR 김은희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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