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로 불었던 '통기타' 바람, 원더걸스로 '밴드열풍' 불까? [김경민의 정정당당]

2015. 7.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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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연예인이 사용하는 제품은 언제나 대중들에게 화제가 된다. 톱스타 전지현이 들었던 가방이나 방송에서 입었던 옷은 '전지현 가방', '전지현 원피스' 등으로 포장되면서 불티나게 팔린다.
 
이런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국내 음악시장에도 한 축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80년대와 90년대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가 홍서범의 옥슨80이나 신해철의 무한궤도 등을 배출할 때는 대한민국에 밴드 음악 바람이 불었다.
 
이런 X세대 뮤지션의 등장은 한국 가요계를 지배하던 성인가요, 즉 트로트 열풍을 접고, 음지에 있던 하드록과 헤비메틀 장르를 수면 위로 부상하게 했다.
 
하지만 밴드의 시대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90년대 중후반 들면서 이승철, 신승훈에 이어 조성모를 앞세운 발라드의 열풍은 90년대와 2000년 초반 이후 한국 가요계를 장악했다. 이어진 댄스 열풍, 즉 현재의 K-POP이라 불리는 장르는 2000년 중 후반 이후 10년 넘게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음악 장르가 되고 있다.
 
댄스와 아이돌의 시대에 신선한 충격이 등장했다. 바로 아이유라는 이름을 앞세운 여성 솔로 뮤지션의 등장이다. 작고 하안 소녀가 자신의 몸집만한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방송에 등장했다. 그녀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뮤지션'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의 등장은 70년대 음악 감상실을 중심으로 하던 포크 열풍을 돌이키게 했다.
 
아이유의 등장은 한국 악기 산업 또한 달라지게 했다. 2000년 들면서 대학 동아리나 직장인 밴드에 국한돼 있던 어쿠스틱 기타를 다시 대중의 '워너비' 악기로 바꿨다. 소수에 의해 영위되던 전기기타 중심의 시장이 아닌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게 했다.
 
실제로 '아이유 기타'라 불리는 성음 크래프터 사의 KGAE-27모델은 2010년 당시 '없어서 못 파는' 악기가 됐다. 아이유가 몇 번 방송에 들고 나와서 카메라에 비춰졌다는 것 만으로 이 기타는 '아이유 기타'라는 별칭이 붙으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이 사이 한국 악기 산업에는 수 많은 어쿠스틱 기타 제조사가 설립됐다. 그만큼 수요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열풍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초반 진입이 쉬운 만큼 기타는 한단계 위로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 또, 아이유가 기타를 손에서 놓으면서 다시 어쿠스틱 기타, 더 나아가 악기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반가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텔미'와 '노바디' 등으로 복고 열풍을 주도했던 원더걸스의 '장르전업'선언이다. 댄스가수와 정반대의 프레임에 있던 밴드를 이들이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3명의 티저는 제대로다. 여느 걸밴드가 그랬던 것과는 달리 제대로 연습을 해서 나왔다. 공개된 티저에서는 핸드싱크를 했다지만 '뭔가 알고 연주하는' 모습이 분명했다.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면 입고 나온 의상이나 춤만이 주목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 원더걸스의 티저에는 악기를 든 여성에 대한 경외감이 주로 언급된다.
 
선미나 혜림이 들고 나온 펜더사의 전기기타는 인터넷 상에서 모델명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선미는 펜더 아메리칸 스텐다드 재즈 베이스, 혜림은 펜더 아메리칸 스텐다드 스트라토 캐스터가 제품명이다. 유빈이 친 드럼은 야마하 제품.) 초반이지만 아이유가 가져왔던 어쿠스틱 기타 열풍을 연상케 한다.
 
물론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라는 밴드도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바라봤을 때,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는 그저 '우상의 퍼포먼스'일 뿐이다. 반면 여성이 보여주는 악기 연주는 매번 그 파급효과가 달랐다.
 
원더걸스의 밴드변신으로 침체된 밴드음악, 더 나아가 할 것 많고 바쁜 대한민국 사회에서 악기를 배우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렇게 늘어난 음악인구는 대한민국 대중음악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fender@xportsnews.com사진 = 원더걸스 티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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