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문 하면 재인" 건배사.."보양음식 모임" 문재인과 깜짝 러브샷에 만세삼창까지

김영석 기자 2015. 7. 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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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트위터 캡처

당직인선을 두고 대립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30일 대규모 의원단 회합에 등장, 깜짝 '러브샷'을 하는 등 극적인 화해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 투톱이 서로의 이름으로 건배사를 외치며 앙금을 털어내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동안 당무를 거부하던 이 원내대표 역시 자연스럽게 최고위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회합은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원혜영 의원의 자택에서 이뤄졌다.

유인태 의원이 애초 지난해 여름에 '보양음식 모임'을 준비했다가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무기한 연기, 1년이 지나서야 열리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당직인선을 두고 계파간 충돌이 불거졌다가 봉합국면으로 접어든 시기에 모임이 성사되면서 행사장은 '화합의 장'을 방불케 했다. 여권이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황에서 야당은 잠시나마 친노, 비노라는 계파의 벽을 허물고 단합을 도모하면서다.

오후 5시께부터 차례로 70여명의 의원들이 모여든 가운데, 5시 20분께는 이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당무복귀 여부를 논의하고자 비주류 의원들과 막 회동을 마치고 이 곳으로 직행했다.

곧이어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표가 등장했다.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던 두 대표는 언제 그랬냐는듯 같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지역구에서 공수해온 홍어와 낙지, 민어를 함께 나눴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이 원내대표는 건배사로 "내가 문!하고 외치면 모두 재인! 재인! 재인! 이라고 답해달라"고 제안했고, 의원들은 건배사를 따라한 후 '만세삼창'을 외쳤다.

처음에는 "새정치연합이 열심히 잘 하자"고 다소 '심심한' 인사를 했던 문 대표도 이 원내대표의 건배사를 듣고는 "제가 '이!' 하면 '종걸!'로 답해달라"고 화답했다.

의원들의 환호가 이어지자 두 대표는 겉옷을 벗은 채 서로 팔을 걸고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이후에도 덕담을 이어가며 한 시간 가량 머무르다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들 투톱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 역시 이날만큼은 친노·비노와 관계없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계파를 불문하고 70여명의 의원들이 찾아왔고, 오지 못한 의원 20~30명은 직접 행사 주최자인 유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참사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평소 당 행사에 잘 나타나지 않던 이해찬 전 대표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 원내대표가 나를 보고 아주 정중하게 악수를 했다"며 "고맙고 아주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대표도 다른 일정을 소화한 뒤 모임이 파하기 전 가까스로 출석 도장을 찍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계속 돌아가는 가운데 평소 서먹하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격의 없는 대화가 오고갔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보다 더 의원들이 많이 왔다"는 농담도 던졌고,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며 수배를 당했을 때 원 의원의 집을 은신처로 삼았다는 일부 의원들의 '모험담'도 이어졌다.

신기남 상임고문은 "우리가 나중에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지금은 국민을 위해서 단결하자"고 공개제안하기도 했다.

행사를 주최한 유 의원은 "시점이 묘하게 딱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우리가 서로 대립해선 안될 때라는 자각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다만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박주선 조경태 주승용 의원 등 비노진영 인사들은 불참했다. 당직인선 갈등의 당사자였던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도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이날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직자였던 30여명도 이날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문 전 위원장 주재로 '해장국 모임'을 갖고 단합을 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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