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농기계 1500만원짜리 빚내서 샀는데 "귀농 2년차 공대출신 농부의 하소연"

정창교 기자 2015. 6. 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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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농기계가 농민들을 울리고 있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방흥리에서 농사를 짖고 있는 유재정(48)씨는 25일 국민일보에 보내온 편지에서 “원하는 것은 농업기술 실용화 재단에서 인증(인증번호 13-MG-271)해준 ‘얀마 야채이식기 PF1’ 제품에 대해 인증을 취소를 하고 제대로 된 기계를 농민이 쓸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계는 밭작물 기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야채 이식기 혹은 모종이식를 농업기계 실용화 재단에서 인증을 해준 기계로 파악됐다.

기계 사양서에 보면 두둑 폭의 조절 범위는 550,600,650㎜로 되어 있고 두둑 높이 0~300㎜로 되어 있으나 이 사양대로 한국에서 적용하면 쓸 수가 없는 기계가 된다는 것이다.

농민 유씨는 “일단 일본의 토양과 한국의 토양이 틀리다”며 “일본은 화산토로 물빠짐이 좋아 두둑을 크게 낼 필요도 없고 높게 낼 이유도 없지만 한국의 토질 상황은 일본과 크게 달라 점토질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moziri1/220350642607)에 이 같은 상황을 자세히 올렸다.

그의 글을 보자. “꿀꿀한 어린이 날이다. 새벽에 옆집아저씨 로타리 쳐주고, 얀마모종이식기 1조식 테스트에 들어갔다. 얀마모종이식기가 잘 안된다. 트랙터로 골을 따면 좋을까 했는데, 역시 잘 안된다. 얀마모종이식 바퀴 폭이 너무작다. 결과는 처참하다. 바퀴 폭을 맞췄는데, 바퀴가 비닐을 눌러 한쪽으로 벗겨버린다. (중략)개조를 해야 될 것 같다.

얀마 영업사원은 얀마기계는 작은 두둑용만으로 나오니 작은 두둑에 맞춰 쓰라고 했다. 일본은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두둑은 넓다. 관행 인지 기후적 특성인지. 토질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기계의 문제는 한국의 토질상황과 맞지 않는 기계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농업기술 실용화 재단에서 인증(인증번호 13-MG-271)해줌에 따라 판매되면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만큼 이 인증을 취소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

그는 “피해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기계의 가격이 1500만원”이라고 한숨지었다.

그는 “네이버 중고나라 까페에 (또다른 일본산)1500만원 짜리 기계가 500만원에 나와 있다”며 “기계가 잘 작동되면 이 가격에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농민이 봉’이라는 그는 귀농 2년차다. 그는 “공대를 나와 그나마 개조를 통해 기계를 써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애물단지가 됐다”며 “대출금은 그대로 빛으로 남게 됐다”고 억울해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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