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USINESS]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한 프리미엄 독서실 | 1인실·카페..맞춤형 환경에 '만원사례'

노승욱 2015. 6. 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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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부 환경을 갖춘 프리미엄 독서실이 인기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토즈 스터디센터의 공부방 모습. 왼쪽부터 일반형, 카페형, 개인형(1인실).
고3 수험생인 A양(18)은 시험 기간이면 공부하러 카페를 즐겨 찾는다. 독서실은 너무 조용해 기침만 해도 눈치가 보일 정도지만, 카페는 적당한 소음이 있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단짝 친구인 B양(18)은 A양과 달리 아주 작은 소음에도 민감해하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둘은 시험 기간에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공부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환경의 공부방이 있는 프리미엄 독서실에 다니면서 두 학생은 시험 기간에도 같은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A양은 “카페는 손님이 붐비면 너무 시끄러웠던 데다 친구와 떨어져야 돼서 아쉬웠는데 프리미엄 독서실은 이런 고민을 다 해결해줬다. 친구와 함께 수능이 있는 11월까지 쭉 다닐 생각으로 6개월 이용권을 끊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이 최근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기존 독서실보다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다양한 콘셉트의 공부방을 갖춰 공부 환경에 대한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는 게 최고 장점이다. 여기에 최근 일선 고등학교의 ‘강제 야자(야간자율학습)’ 폐지 바람과 청년 실업으로 인한 취업준비생 증가도 프리미엄 독서실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는 평이다.

독서실은 그간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었다. 독서실 공간과 책걸상 정도만 갖추면 추가 비용이 거의 안 들기 때문이다. 보통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창업 형태로 개설돼 가맹비도 들지 않았다. 임차 보증금과 시설비(인테리어비) 등을 모두 더해도 2000만원이면 충분했다. 대신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월 10만~15만원가량의 등록비 외에는 추가 매출이 거의 없는데다 학교 도서실이나 지역 내 도서관과 비교해 공부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아 만석을 채우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독서실 왜 뜨나

쾌적하고 다양한 공부 환경

프리미엄 독서실은 기업화, 고급화로 차별화를 꾀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된다. ‘모임공간 토즈(TOZ)’의 스터디센터를 비롯해 어썸팩토리, 온더데스크, 스터디플래닛, 아카데미라운지, 스터디엔독서실 등이 대표적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담당 직원을 배치해 시설이나 운영 상태를 감독하니 언제 어디서나 일정 수준 이상의 면학 분위기가 유지된다는 평가다.

조명과 인테리어도 업그레이드했다. 보통 ‘독서실’ 하면 단조로운 조명과 인테리어에 칸막이가 쳐진 책상들이 빼곡히 밀집된 방을 떠올리기 쉽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쾌적한 공부 환경을 위해 큰 창문을 달아 자연채광을 하거나 산소발생기로 맑은 공기를 공급한다.

특히 다양한 콘셉트의 공부방이 압권이다. 업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프리미엄 공부방은 크게 1인실로 이뤄진 개인형과 기존 독서실처럼 칸막이 책상이 있는 일반형, 그리고 카페처럼 오픈된 형태의 카페형 세 가지로 구분된다. 온라인 강의를 청취할 수 있는 미디어룸을 갖춘 곳도 있다. “조명이나 소음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한 학생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낀다. 집중력이 필요한 암기 과목은 1인실에서 공부하다가 졸음이 오거나 지겨워지면 미디어룸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또는 카페형 공부방으로 옮겨 공부를 계속하기도 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만석 행진을 이어가는 프리미엄 독서실이 적잖다. 업계 1위인 토즈의 경우 전국 80여개 스터디센터 등록 대기 기간이 평균 2개월에 달한다. 대치동 같은 주요 학군은 대기 인원이 공급 좌석의 3배를 웃돌 정도. 지난해 야자가 전면 자율화된 부산시의 경우 토즈 스터디센터가 오픈한 지 2주 만에 100여석이 다 찼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고등학생이다. 고등학생 비율이 전체의 70~80%에 달하며 나머지는 고시, 취업 준비 등 개인 공부를 하는 성인들이다. 중학생은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는 이유로 ‘10명 이하’ 등 제한적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엄 독서실의 월 이용료는 10만원대 후반~20만원대 중반이다. 기존 독서실이 10만원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2배가량 비싸다. 프리미엄 독서실이 주로 서울 강남이나 분당, 목동, 일산 등 부촌과 신도시, 광역시 등에 위치하는 이유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학생들이 과외를 할 수 있도록 2인실이나 4인실을 운영한다. 가격은 인원당 2시간에 5000원 정도. 월 등록비가 수입의 전부인 기존 독서실에 비해 부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창업비용과 기대수익

3억~4억원 들고 이익률은 매출 40%

프리미엄 독서실을 창업하려면 비용이 꽤 든다. 보통 60~100평 크기가 적당한데 이를 감안하면 대략 2억~3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임대 보증금과 권리금을 더하면 입지에 따라 3억~4억원까지 올라간다. 단 독서실은 3층 이상에 입점해도 돼 상대적으로 임대료나 권리금이 저렴한 편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좌석이 총 100석이고 연평균 80% 정도 자리가 찬다고 가정했을 때 80명×20만원=1600만원+α의 월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임대료와 관리비, 인건비 등을 제외한 예상 월 순이익은 매출의 약 40% 정도. 성수기에는 등록률이 거의 100%에 이를 정도여서 기대수익률이 올라간다. 독서실의 성수기는 1년에 4차례 있는 중간고사·기말고사 기간과 여름·겨울방학, 수능 전 기간 등으로 사실상 연중 대부분이 성수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서실은 직원이 거의 관리할 게 없다. 점포가 아무리 커도 직원은 1명이면 충분해 인건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 때문에 점포의 절반 이상은 점주가 아닌, 매니저 체제로 운영된다”고 귀띔한다.

프리미엄 독서실의 또 다른 장점(?)은 학생들이 등록만 하고 자주 나오지 않는다는 것. 처음에는 불타는 학구열에 이끌려 독서실에 등록했지만 차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출석을 게을리한다는 점에서 헬스클럽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럴 경우 광열비 등 각종 관리비가 절감된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독서실이 아직 성장기인 만큼, 한동안 창업 전망이 밝다고 강조한다. 박재경 온더데스크 대표는 “기존 독서실은 인테리어나 서비스가 수십 년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요즘 학생들은 스타벅스에서 공부하는 등 다양한 공부 환경을 원하는데 프리미엄 독서실이 이런 눈높이를 충족시켜준 것”이라며 “(다소 비싼 가격 때문에) 지금은 강남 위주로 점포가 들어서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북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시 주의사항

담보대출 어렵고 영업시간 길어

프리미엄 독서실을 창업할 때 주의할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담보대출이 어렵다. 독서실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규제 사업이라 담보대출에 필요한 사업 허가를 받으려면 가게 계약과 인테리어 공사를 다 끝내고 교육청 실사까지 받아야 한다. 강남의 한 프리미엄 독서실 점주는 “담보대출이 안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신용대출을 받아 겨우 창업했다.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에 비해 한도도 작고 금리가 높아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사전에 자금 마련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둘째, 영업시간이 상당히 길다. 독서실은 보통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새벽 2시에 닫아 영업시간이 17시간에 달한다. 점주가 직접 운영한다면 체력이 좋아야 하고, 직원을 쓴다면 인건비를 감안해야 한다.

셋째, 최근 점포가 급증하고 있어 인근 점포 현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업계 1위인 토즈의 경우 2012년 8개, 2013년 15개, 2014년 37개, 올 4월까지 20개 등 해마다 2배 이상씩 프리미엄 독서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프리미엄 독서실이 많지 않아 다른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학생도 적잖지만, 향후 점포가 늘어나면 이 같은 장거리 고객들이 급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창업하려는 지역의 학생 수나 학군 수준, 인근 프리미엄 독서실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12호 (2015.06.17~06.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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