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영 기자의 오후6時] 금요일엔 돌아오렴
안녕? 오늘 제주도로 가는 승희라고 해요. 내가 수학여행 가는 것 땜에 일주일간 예민하게 굴어서 미안합니다! 엄마 아빠 탓이 아닌 줄 아는데도 괜히 심술을 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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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놀다 올테니 혹시 전화 없다고 걱정하거나 서운해하지마♡ 3박4일 재밌게 놀다올게! 그리고 갔다오면 열공빡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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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젯밤에 고생해서 밤에 같이 나가줘서 고마워. 나 없을 동안 셋이 재밌게 보내! 언니 계속 자라고 강요하지 말고! 사랑해♡
이 글귀는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실린 사고 학생 승희가 수학여행 전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써놓은 편지입니다. 이 책의 작가단으로 참여했던 박현진 작가는 안그래도 팍팍한 삶인데 굳이 아프고 힘든 얘기를 왜 읽고 싶겠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더욱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삶은 외면할수록 더욱 팍팍해지기만 할테니 용기를 내달라는 말이죠.
학생들 뿐 아니라 누군가의 어머니 또는 자식을 잃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립니다. 1주기는 지난 달이었지만 카네이션을 줄 곳도 받을 곳도 잃어버린 가족들에겐 화창하고 맑은 날씨까지도 잔인하게 이어지는 오월입니다.
"수학여행은 언제까지야?" "금요일까지야 엄마."
"그래, 금요일엔 돌아오렴."
강남통신 송혜영 기자 sincereh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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