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스토리] 엔씨소프트 연대기 2화 : 리니지1, 역사를 써내려가다

조학동 2015. 4. 14. 13: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임동아에서는 2015년을 맞이하여 게임 기업의 탄생부터 성숙기까지 더한 연대기형 특집 '기업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첫 번째로 선정된 회사는 엔씨소프트로,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하여 정치, 인사, 경제 등 가능한 폭넓은 분야를 토대로 다루어볼 계획입니다.

- 기사 내 대화는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 각색한 것으로 현실과 다소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리니지'의 영향력은 대단했다.98년도에 첫 '리니지'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1999년에 국내 게임 역사상 최초로 100만 회원을 달성하며 그 큰 시작을 알렸다. 당시에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는 대한민국의 PC방 산업을 주도하는 빅 콘텐츠였고,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하는 대표적 상징물이기도 했다.게임이 생소해서, 혹은 게임이라서 무시했던 언론들도 2000년을 기점으로 PC 게임의 인기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었으며, 항상 기사 앞에는 블리자드와 엔씨소프트가 각각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리니지'의 선전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당시는 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MMORPG)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초반의 선점효과도 있었지만, 다년간 김택진 대표의 지휘 아래 담금질되어 온 '리니지'는 인기를 얻을만한 자격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먼저 '리니지'는 그래픽을 3D로 작업한 후 2D로 변환하여 활용해 동시대의 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들보다 우수한 퀄리티를 낼 수 있었다. 2D이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 맞추어 동작이나 그래픽 이펙트를 활용하다보니 용량이 커졌지만 이를 최적화 하기 위한 작업도 잘 병행되었다.

또 적어도 1~2시간 이상은 접속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배경 색을 눈이 피로하지 않게 몇 번이고 조정했고, 게임 내 자원의 관리 및 서버 이상을 대비해 수십 명의 인원을 배치하여 실시간으로 서버 로그를 체크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돌아다니는 펫 하나라도 모두 복원시켜줄 정도로 신경을 기울였다.

"누구든지 잘한다는 사람은 데려오도록. 인재에 돈을 아끼지 않겠다."'리니지' 개발과 서비스에 있어 훌륭한 인재를 아낌없이 투입시킨 김택진 대표의 '인재 우대정책'도 주효했다. 김택진 대표는 업계에 뛰어난 개발자들은 누구든지 과감하게 불러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많은 우수한 개발자들이 엔씨소프트로 모여들었다. 때문에 '리니지'는 더 풍성하고 더 안정적으로 서비스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향후 '리니지2' 출시때까지 이어지는데, 아레아 한글을 개발한 김영진 나모인터렉티브 이사, '단군의땅'을 개발했던 김지호 마리텔레콤 이사 등의 영입, 향후 리차드 게리엇의 영입 등도 김택진 대표의 인재 우선주의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처음 해봐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일 수 있다니..."

PC방에서 만난 사람들은 연일 환호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만 해도 게임이란 컴퓨터로 미리 만들어진 세계를 주인공이 돌파해나가는 것이 전부였는데, 수백 명의 실제 사람들이 각기 다른 행동을 하며 서로 인터랙션되는 과정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도 같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동맹, 일상 생활과 다름없는 그들만의 계급과 규칙, 그리고 빈부격차가 생겨나면서 '리니지'는 명실상부한 사이버 세상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심지어 택시를 타도 '리니지' 얘기를 하며 어울리는 기사와 승객이 눈에 띌 정도였다.

이러한 당시의 사회현상을 짐작케하는 에피소드가 몇 개 있는데, 일례로 2001년에 희귀 혈액형인 RH-O형을 가진 한 '리니지'의 한 회원이 인천병원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자, '리니지' 게임 내에 RH-O형을 구한다는 문구가 퍼졌고 수소문 끝에 조우 서버에 있던 한 회원의 수혈로 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수혈에 나선 회원에게 1년 무료 이용권과 감사패, 그리고 리니지 역사상 단 한 자루만 존재하는 특별한 아이템인 '생명의 검'을 선물하는 등 이 사례를 특별히 관리했다.)

또 2002년 4월6일에는 아덴월드에서 '최초의 게임 내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신랑 신부 입장과 주례사, 그리고 퇴장으로 약 30분간 실제 결혼식과 유사하게 치루어졌고, GM을 비롯해 많은 게이머들이 이 결혼식 이벤트를 멋지게 꾸미기 위해 따로 연습을 했으며 신랑 신부는 이후 2002년 4월 21일 대구에서 실제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는 게임이 단순히 게임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녹아들었다는 형태를 띈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리니지'의 사회화 현상은 1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다양한 형태로 계속되고 있다.

<승광빌딩 전경 : 네이버 거리뷰 캡처>

하지만, '리니지'의 갑작스러운 인기와 함께 예상치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표님, 지금 조직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회사 앞에 몰려와서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뭐야? 어서 경찰을 불러! 직원들 다치지 않게 잘 달래고!""대표님, 한 단체가 찾아와서 지역 총판권을 달라며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습니다!""골치아프구만..이거 대책이 필요하겠는데..."당시의 엔씨소프트는 현재의 선정릉역 쪽에 위치한 승광빌딩에 있었는데, 다양한 형태의 민원객들이 찾아왔고 때로는 과격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경우도 있었다.이들은 '리니지'의 아이템이나 무기 등이 돈이 된다는 사실 때문에 개발사를 찾아온 것으로, 심지어 서버를 강탈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엔씨소프트를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개발자들을 보호해야겠어. 사업팀을 옥산빌딩으로 이전하고 안전장치를 만든다."이렇게 엔씨소프트는 승광빌딩에서 옥산빌딩으로 이전하게 되고, 별도의 상담실 설치와 함께 철창 등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직원을 보호하게 된다.

엔씨소프트의 습격 외에도 당시 '리니지'는 아이템 현거래 등 다양한 이슈를 낳았는데, 온라인 게임 문화가 정착되기 전이라 그 이슈는 파격적으로 사회에 전파되었다.

여러 사회적 파장들을 접하던 김택진 대표 또한 의도하지 않은 게임의 사회적 이슈를 깨닫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서를 신설했으며 엔씨소프트의 게임 개발 방향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스토리에 철학이 있는게임, 음악적으로 가치가 있는 게임, 그래픽도 예술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게임을 '좋은 게임'으로 명명하고 이런 게임을 만들겠다."이때쯤 엔씨소프트는 확고한 게임 철학을 가지게 되었으며, 향후의 모든 게임들이 '고퀄리티'와 함께 고고한 장인정신이 깃든 형태로 발전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여러가지 사회적 파장과 이슈를 한 몸에 업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안정적 매출과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꿈꾸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기업공개(상장)였다.

당시는 게임회사들의 기업공개가 생소했던 시절로, 엔씨소프트의 상장 여부 또한 뜨거운 찬반 양론 속에 결과를 알 수 없던 시절이었다. 게임업계가 산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인 상황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시선에서 보는 것이 당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누적매출 5백억 원을 훌쩍 넘기고 1천억 원을 향해가는 엔씨소프트는 이런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했고, 2000년 6월에 코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기업공개에 성공하게 된다.(2003년 5월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이는 국내 게임업계가 산업으로 발전해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김택진 대표가 일찌감치 엔씨소프트의 도약을 위해 '해외 수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점도 주목할만 하다.

김택진 대표는 2000년 상반기에 영국과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상장 후 1달 뒤인 2000년 7월에 바로 대만 시장 진출을 강행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이런 점 또한 국내 게임사에 남기는 바가 적지않다고 할 수 있겠다.

- 3부에서 계속 -

글 / 게임동아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네오위즈게임즈, 무협 RPG 비상온라인 채널링 서비스 시작 게임동아, 4월 9일 신작 게임 출시 관련 소식 모음 게임동아, 4월 13일 신작 게임 출시 관련 소식 모음 '데마시아 5인방 무적의 솔로부대로 변신!' LOL, 블랙데이 이벤트 실시 게임동아, 4월 10일 신작 게임 출시 관련 소식 모음

Copyright © 게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