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시청자에겐 '그림의 떡' EBS-2TV 개국

봉지욱 2015. 2. 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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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 EBS의 두 번째 채널 EBS-2TV가 11일 정식 개국한다. 지난 1주일 동안은 시범방송을 내보냈다. EBS2는 개국 목적을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 양극화 해소"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초·중·고 교육과 영어 학습 콘텐트를 전체 방송 시간의 88.5% 비중으로 편성했다. 나머지는 다문화·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공익광고를 제외한 상업 광고는 싣지 않는다.

 EBS2의 출범은 기술 발전 덕이다. 6MHz 주파수 폭에 기존에는 고화질(HD) 채널 1개만 실었지만 최신 압축 기술로 2개의 HD 채널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다채널서비스(MMS)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EBS에 한해 MMS 시범 서비스를 허용했다.

 시범 방송 1주일째지만 주위에 EBS2를 봤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EBS2를 볼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 10명 중 9명은 케이블방송· IPTV·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한다. 안테나를 달고 지상파를 무료 수신하는 가구는 전체(1734만 가구)의 6.8%(118만 가구)뿐이다. 따라서 온 국민이 EBS2를 볼 수 있게 하려면 정부가 EBS2를 의무 재송신 채널로 지정하거나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을 끊고 다시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방송법상 의무재송신 채널은 KBS1과 EBS-1TV뿐이다.

 법 개정을 하더라도 EBS2는 시청률 탓에 EBS와 동떨어진 30번대 이후 채널로 배치될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또 유료방송을 통해 EBS2를 시청해야 한다면 왜 굳이 공공재인 전파를 낭비하면서 EBS2 채널을 개국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온다. EBS는 이미 EBS플러스 등 4개의 유료 채널(PP)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굳이 EBS2까지 만들어 유료 채널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콘텐트도 문제다. EBS2는 기존 유료 채널의 프로그램을 짬뽕해 편성표를 만들었다. 새로운 콘텐트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수험생 수요가 많은 수능 방송은 아예 편성에서 제외했다. 앞으로도 수능 방송은 계속 유료 채널(EBS 플러스1)에서 봐야 한다.

이에 대해 EBS 측은 "수험생이 아닌 초·중등의 사교육비 절감이 주된 목적이고, 콘텐트를 재활용하는 건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역시 다양한 콘텐트를 무료로 제공해 시청자 복지를 증진하겠다는 정부의 MMS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차제에 지상파에 채널을 추가로 얹어주는 MMS 도입에 대해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봉지욱 JTBC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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