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독도는 일본땅' 한글판 방위백서 받고도.. 국방부, 5일 지나서야 항의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2015. 1. 22. 03: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월 16일 정보본부에 전달된 것 4일후인 20일에야 국방부로

국방부가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명시한 방위백서의 한글 요약본을 받고도 뒤늦게 항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이 방위백서를 한글로 번역해 우리 군에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21일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오전 9시50분 야마노 마사시(山野正志) 주한 일본대사관 무관을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박 차장은 일본이 방공식별구역 그림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하고 '다케시마'라고 명기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며 "이 같은 부당한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일본 무관이 전달했던 일본 방위백서 한글판 요약본 50여권도 되돌려보냈다.

외교부도 이날 일본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항의하고 자료 배포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항의한 것은 일본 무관이 한글판 방위백서를 전달한 지 5일이나 지난 뒤였다.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었던 셈이다. 이 무관이 한글판 방위백서 요약본을 정보본부에 전달한 것은 지난 16일이었다. 정보본부 관계자는 이를 확인하고 국방부 정책실에 알렸다. 하지만 정보본부 사무실에서 정책실에 문제의 한글판 방위백서가 전달된 것은 20일이다. 걸어서 30분 거리에 불과한 두 사무실 사이에서 이 문서는 국방부 '문서수발 절차'를 거치느라 4일이나 걸린 것이다. 국방부는 다음날 부랴부랴 일본 무관을 불러 항의했다. 총 28쪽으로 된 방위백서 한글판 요약본 가운데 17쪽 '일본 주변의 방공식별구역' 지도에는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시돼 있다.

독도를 자기 영토로 표기한 일본 공식 문서를 우리 정부 당국이 받아 그냥 보관한다는 것은 이 주장을 수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국방부는 일본 방위백서 요약본을 받은 즉시 항의하고 돌려보냈어야 했다.

방위백서를 자국어와 영어로만 출판했던 일본은 2013년부터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로도 번역해 그해 주일 한국대사관에 전달해 왔다.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에 전달된 요약본에는 독도 부분은 들어 있지 않았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시한 방위백서 한글판 요약본을 우리 군에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도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더 공격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일본 전문가들은 한글판 방위백서를 은근슬쩍 전달한 일본의 '꼼수'와 국방부의 허술한 대응이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일 관계에 또 하나의 장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