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원정대, 호주의 1월은 뜨거웠다

풋볼리스트 2015. 1. 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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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2015년 1월 14일 인천국제공항.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 호주 브리즈번 원정대 15인이 모였다. 그리고 떠났다. 한여름의 브리즈번으로.브리즈번 원정대는 다음카카오와 호주관광청, 그리고 호주퀸즈랜드관광청이 동시에 주최한 '여행 보내주기 프로젝트'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원정대원들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브리즈번에 머물며 '2015 호주아시안컵' 현장과 한국 대표팀 분위기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15일: '실례'한 코알라

싱가포르를 경유해 도착한 브리즈번은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인 만큼 뜨거웠다. 두꺼운 옷을 캐리어에 넣고 반팔로 갈아입었지만 뜨거운 태양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이었다. 호주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됐고, 규모가 큰 코알라 보호구역이다. 동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호주에서 코알라와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코알라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일종의 '로테이션'을 하고 있었다. 여러 코알라가 교대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주의사항. 한 쪽 손을 다른 한 손 아래 포개고 배꼽 부근에 놓는다. 사육사는 코알라가 긴장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면 발톱을 내밀거나 '대변'을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한 원정대원의 셔츠에 '실례'를 한 것. 당사자 빼고 다 웃은 즐거운 에피소드였다. 캥거루와 '셀카'를 찍는 것도 론 파인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사람을 피하지 않는 이곳 캥거루들의 친화력에 사진 속에서만 보던 '몸짱 캥거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브리즈번의 석양을 보며 저녁 식사를 했다. 다리 위로 지는 붉은 해가 운치를 더한다. 호주의 자랑인 스테이크를 썰었다. 호주를 대표하는 맥주 '포엑스(XXXX)'도 테이블 위에 놓였다. 긴 비행과 낯선 무더위에 지쳤던 몸이 상쾌해진다.

16일: 골드코스트와 사우스뱅크, 그리고 일본

이튿날, 아침 일찍부터 원정대원들이 호텔 로비에 모였다. 호주에서 해변이 가장 아름답다는 골드코스트로 향했다.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골드코스트는 대서양을 품은 화려한 곳이었다. 해안선이 북에서 남까지 약 57km에 걸쳐 펼쳐진 것으로 유명하다. 파도도 적당해 서퍼들에게는 최고의 바다로 꼽힌다. '서퍼들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다. 원정대원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서핑을 하거나 수영을 했다. 대서양에 몸을 맡기니 호주에 온 게 실감이 난다. 헬기를 타고 골드코스트 전체를 내려다본 이들도 있었다.사우스뱅크도 브리즈번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브리즈번강 유역에 자리하고 있는 사우스뱅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인공해변, 흔히 말하는 '라군(Lagoon)'이다. 쉽게 말하면 야외수영장이지만 수영장 바닥과 뭍 위에 바다처럼 모래를 깔았다. 파도가 없고 물 높이도 다양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샤워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보관함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무료라 더 인기가 많다.저녁엔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이라크의 조별리그 D조 3차전이 열렸다. 축구를 좋아하는 원정대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경기장으로 향했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어렵지 않게 이라크를 잡았다. 이라크는 아시아 최강 팀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승점을 따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원정대원들은 이날 경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누느라 여념이 없다.호주에도 '불금'은 있다. 일찍 잠에 들긴 아쉽다. 호주는 클럽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시티 곳곳에 클럽이 자리하고 있다. 동양인들이 주로 가는 클럽도 있다. 입장 조건이 다소 까다롭다.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론 곤란하다. 긴 바지를 입어야 하고, 운동화가 아닌 단정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여권이나 신분증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17일: 호주전, '인생 경기'를 현장에서

결전의 날이 밝았다. 경기 3~4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매진이 예고된 터라 'Need Ticket(티켓 구해요)'라는 글이 쓰여진 종이를 들고 표를 사려는 이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한 시간 전 원정대원 전원이 경기장에 도착했다. 먼저 기념사진을 찍었다. 외국인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부 원정대원들은 준비한 페이스 페인팅 도구를 열고 관중들의 얼굴에 그림을 그렸다.경기장 주변의 시끄러운 분위기가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주변은 온통 노랗다. '오지'를 외치는 호주인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귀가 아플 정도였다. 호주의 국가 '어드밴스 오스트레일리아 페어(Advance Australia Fair)'가 메아리치는데 그 위용이 대단해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숫자는 적지만 응원은 열심히 해야 한다. 소수지만 '대한민국'을 외치고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무섭기만 했던 호주인들도 악수를 청하거나 말을 건냈다. 전반 32분, 한국의 첫 번째 골이 터졌다. 호주 팬들의 응원 소리가 쥐 죽은 듯이 사라졌다. 대신 원정대를 포함한 한국의 원정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그렇게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주심이 경기를 알리는 휘슬을 불자마자 원정대원들은 기쁜 마음을 표현할 시간도 없이 버스에 오르기 위해 부지런히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싱가포르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왔다. 18일 오후가 돼서야 모든 여행의 끝이 났다.원정대원 김유라씨는 "2015년의 시작을 꿈 같은 여행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혼자 축구를 좋아했을 뿐인데, 호주까지 와서 아시안컵을 직관하고, 좋은 사람들과 멋진 추억도 만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주최 측인 다음카카오의 강성구 대리는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을 했다.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한편 원정대가 기획하고 제작한 컨텐츠는 다음카카오 스포츠 뉴스 특별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글= 정다워 기자사진= 정민건/김지선/박해정/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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