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서해안고속도로 예산지역 노선 바꿔라"

왕성상 2014. 8. 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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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민들 강력 반발.."정부 추진 안은 마을 파괴", "저지구간 내 문화유산 88건 대흥슬로시티도 반토막" 등 주장,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무산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제2서해안고속도로의 예산지역 통과노선을 바꿔라!"

충남 예산군민들이 경기 평택에서 전북 익산을 잇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지역 통과노선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추진 안대로 건설되면 마을환경은 물론 문화유산들이 파괴된다는 이유에서다.

8일 충남도, 예산군 등에 따르면 예산군민들은 예산지역 구간엔 추사 김정희 선생 유적지, 봉수산 휴양림, 임존성, 대흥동헌, 대흥슬로시티, 광시면 황새마을 등 보존이 필요한 문화유산과 친환경사업들이 몰려 있어 제2서해안고속도로 노선조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속도로가 뚫리는 구간엔 국가지정문화재 17건을 비롯, 충남도지정문화재 38건 등 모두 88건의 문화재가 있어 역사적·문화적으로 보존돼야함에도 건설공사로 파헤쳐질 우려가 높다는 시각이다.

예산군 대흥면 구간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인증 받은 대흥슬로시티가 있어 고속도로가 정부안대로 뚫리면 마을이 둘로 나눠져 슬로시티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견해다.

대흥슬로시티협의회 관계자는 "국제기구가 인증한 대흥슬로시티를 양쪽으로 나뉘도록 고속도로 노선을 설계한 건 세계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0년 전 예당저수지 수몰로 아픔을 겪은 주민들이 슬로시티로 마을을 다시 일으켜 세워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할 만큼 자리를 잡았다"며 "지금의 통과노선은 마을을 파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예산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난 5일 오후 3시 광시면사무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리지 못했다.

주민 수 백 명이 설명회 1시간 전부터 행사장 및 2층 설명회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자 설명회를 준비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주민들은 당초 계획대로 고속도로가 놓이면 예당호와 봉수산이 이어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끊김으로 봉수산을 돌아가는 노선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영 예산군개발위원회 부회장은 "예산군민들은 고속도로 건설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며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봉수산자락을 잘라 고속도로를 만드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추진위 관계자는 "고속도로 예정 노선에 있는 봉수산엔 멸종위기 2급 삵이 살고 있고 팔봉산엔 국제보호종인 수리부엉이가 사는 만큼 생태학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예산군민들 주장에 뜻을 같이 했다.

주민들 반발로 설명회가 무산되자 예산군은 고속도로가 왜 지금의 노선으로 건설되면 안 되는지를 관계부처에 전달, 노선이 바뀌도록 힘쓸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도 6일 오전 예산군 광시면 의정보고회 때 "주민들이 하나 된 의견으로 원하는 노선이 확정되면 군과 함께 힘을 모아 관철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에 진행사항을 수시로 파악, 예산군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평택~부여~익산(139.2㎞)을 잇는 제2서해안고속도로는 포스코건설이 주축이 된 서부내륙고속도로㈜가 도로를 놓은 뒤 소유권을 국가로 넘겨 30년간 운영하면서 생기는 수익을 가져가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이뤄진다. 1단계인 평택~부여구간은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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