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USINESS]팥빙수 전문점 바람 이끄는 '설빙'..인절미빙수 앞세워 2년 만에 500호

2014. 8. 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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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3도를 웃돌았던 지난 7월 21일 오후 3시 건대입구역 '설빙' 매장. 평일 낮 시간임에도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손님 중 열에 일곱은 대표 메뉴인 인절미설빙을 주문한다. 흔한 팥빙수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알갱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곱게 간 우유얼음 위에 수북이 쌓인 노란 콩고물이 시선을 잡아끈다. 팥 대신 들어간 쫄깃한 인절미가 핵심이다.

올해 4월부터 설빙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강민규 씨(43)는 "인절미설빙, 흑임자설빙 등 차별화된 메뉴가 비슷비슷한 빙수에 식상해진 소비자들 입맛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빙수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각종 디저트 메뉴의 격전지인 홍대거리에는 현재 공사 중인 빙수 전문점만 10여곳에 달한다. 요즘 창업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수많은 업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설빙이다. 지난해 4월 부산에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15개월 만에 전국 점포 수가 280개를 돌파했다. 올해 말까지 500여개의 가맹점 계약이 끝난 상태다. '한국식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면서 인절미 떡과 콩가루를 가미한 전통적인 느낌의 메뉴를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재료를 아끼지 않은 푸짐한 양으로 입소문을 탔다.

역발상으로 과감하게 점포를 대형화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설빙은 최소 165㎡(약 50평) 이상의 점포 면적이 확보돼야 가맹점을 내주고 있다. 대신 임대비용을 낮추기 위해 2층 매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강남점을 비롯해 가로수길점, 홍대입구점 등 대부분의 매장이 2층에 위치하고 있다. 통상 2층에 위치한 카페는 1층에 비해 매출이 절반 정도에 불과해 입점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설빙은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15개월 만에 전국 280개 점포 확장 독특한 메뉴·점포 대형화가 성공요인 겨울 매출 뚝…한철 메뉴 약점 극복해야

그 결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해져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릴 수 있었다. 종업원 7~8명(점장 1명, 주방 3~4명, 홀 2~3명)이 일하는 165㎡ 매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임대료를 제외한 순수 창업비용은 2억~2억1000만원 정도다. 비슷한 규모의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1억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레시피와 운영 시스템을 단순화한 것도 빠른 점포 확장에 도움이 됐다. 가맹점주가 본사와 직영점에서 약 열흘간의 교육만 받고 나면 종업원 교육 후 곧바로 영업이 가능하다.

원재료비는 매출의 30~35% 수준. 월세·인건비·잡비 등이 40~50%를 차지하고, 이를 제외한 순이익은 매출의 20~30% 정도다. 설빙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초기에 문을 열었던 매장들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었다"고 자랑했다.

다만 빙수가 여름철에 특화된 아이템이라는 것과 대부분의 메뉴가 제조법이 간단해 다른 업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철 매출은 성수기인 7~8월에 비해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설빙은 단팥죽과 토스트 등 겨울철 공략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빙수 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커피전문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빙수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언제 갑자기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 반짝 호황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겨울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68호(07.30~08.05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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