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장애인 마크가 달라졌다..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박상은 기자 2014. 7.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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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가 장애인 심벌을 법적으로 변경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장애인 심벌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다는 판단에서다.

워싱턴 포스트는 29일(현지시간) 뉴욕주가 장애인 심벌을 변경하는 법안을 지난 25일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장애인 심벌을 보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으로 바꿨다"며 "장애인 권리를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사용되던 장애인 심벌은 1968년 만들어진 국제 표준 디자인이다. 장애인이 휠체어에 앉아있는 정적인 모습이다. 뉴욕주는 이 그림을 장애인이 휠체어 바퀴를 굴려 앞으로 나아가는 이미지로 바꿨다. 마치 운동경기를 연상케 한다.

새 심벌은 대학교수이자 장애인 정책을 다루는 웹사이트의 운영자인 사라 헨드런이 제작했다. 그녀는 기존의 장애인 심벌이 장애인을 나약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헨드런은 친구 브라이언 글렌니와 2009년부터 '액세서블 아이콘 프로젝트(Accessible Icon Project)'라는 게릴라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존의 장애인 표지판 위에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커를 덧붙이는 운동이었다.

프로젝트의 취지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여러 학교, 사업장, 도시 등이 새 장애인 심벌을 공식 채택했다. 프로젝트는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먼저 법제화한 건 뉴욕주였다. 뉴욕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심벌을 변경한 주가 됐다.

한국은 어떨까.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훨씬 앞서 '역동적인' 장애인 심벌을 만들었다. 2001년 한국산업규격(KS)에 등재된 장애인 심벌은 헨드런의 디자인처럼 손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기술표준원은 지난 5월 이 장애인 심벌을 다시 국제 표준에 맞춰 변경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의 공경미 사무관은 "관련 법률에 따르면 공공안내에 사용하는 심벌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지정한 규격을 따라야 한다"며 "손이 뒤로 가 있는 장애인 심벌은 운동하고 있는 장애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헨드런도 이미 같은 이유로 ISO의 지적을 받았다. ISO 측은 지난해 11월 "심벌은 주차장이나 화장실 같은 고정된 장소에 쓰이는데 앞으로 나아가는 장애인 심벌은 패럴림픽 선수를 떠올리게 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해당 이미지가 '장애인'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표현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헨드런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우리의 심벌은 문자 그대로의 '장애인'뿐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뉴욕주는 이를 지지했다. 우리의 장애인 심벌은 다시 멈춰 섰고 뉴욕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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