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마·드: 농부 마음 드림] ⑨ 사람보다 소가 많은 장흥군 특산물 '정남진 한우육포'

2014. 7.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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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에는 정동진이 있다. 광화문에서 정동(正東)쪽으로 끝인 지역이다. 그럼 남쪽으로 끝인 정남진은 어딜까.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이다. 서쪽의 영암과 강진, 동쪽의 보성과 고흥, 북쪽의 나주와 화순, 남쪽의 완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전남 3대 강인 탐진강이 군의 한가운데를 흘러가고 천관산, 억불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고려 인종이 이곳 출신 왕비를 맞아 자녀가 번성하자 '길게 번성하라'는 장흥(長興)이란 명칭을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장흥군은 1960년대엔 인구가 15만 명이나 될 만큼 번성했었다. 이젠 4만2천여명만이 산다. 하지만 전체 군민보다 많은 5만5천두의 한우를 사육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강원도 횡성이나 평창 못지않은 '한우 마을'로 변신한 것이다.

매주 토요일, 장흥읍 한가운데 있는 '토요시장'은 전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평균 3천~5천명이다. 폭이 약 10미터, 길이는 150미터쯤 되는 토요시장 골목에 정육점 25곳, 한우구이집 40여 곳이 몰려있다. 관광객들은 여기서 '한우+키조개+표고버섯'의 이른바 '장흥3합'을 즐긴다. 장흥군청 유영철 축산과장은 "2013년 한해 동안 토요시장에서만 한우는 6,253두가 팔렸다"고 말했다.

장흥군에서 도축돼 전국으로 출하되는 한우는 1만8천두인데 그 중 3분의 1을 직접 군으로 찾아온 소비자들이 먹거나 사갔다. 그만큼 맛있다는 얘기다. 남해안에서 멀지 않고 산으로 둘러싸인 장흥은 1년 내내 날씨가 온화하다. 겨울에도 소를 방목하는 전통이 있다. 소의 육질이 부드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가격도 싸다.

한우를 기르는 축산농가가 도축장에서 소를 잡은 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토요시장'의 정육점이나 한우구이집으로 보낸다. 장흥군청 유 과장은 "동급의 품질을 타 지역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선호 부위가 효자 부위로 '우둔과 홍두깨'

토요시장에서 장흥 한우가 잘 팔려 나가는 건 좋은데 문제가 생겼다. 소비자들이 먹거나 사가는 건 안창살과 살치살 등 비싸고 희소한 부위거나 육즙이 풍부한 등심, 연하고 담백한 안심이 대부분이었다. 엉덩이살(우둔) 같은 건 도시에선 장조림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여기선 남아 돌았다. 고민하던 장흥 축산농협측은 인근 육가공 공장에다 남는 부위를 보내 OEM(주문자 위탁생산) 방식으로 육포를 만들었다. 한데 한우육포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인기가 좋으니 우리가 직접 공장을 지어 육포를 만들어 팔자는 결정이 내려졌죠.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협이 운영하는 공장이 만들어진 겁니다."

30여년간 농협에서 근무하던 김옥화 과장(51세)은 그렇게 해서 졸지에 공장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100% 한우인 재료는 풍부했다. 하지만 기술이 문제였다. 육포 기술자를 채용해 1년 6개월간 직원들이 기술자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함께 만들었다. 장흥한우 육포공장은 2011년 2월 완공됐고, 같은 해 5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까지 받았다.

2013년 경사가 생겼다. 청와대의 명절 선물세트 품목으로 정남진 한우육포가 선정된 것이다. "우리 육포를 먹어보고 맛있다고 칭찬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 별 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덜컥 돼버린 거죠. 얼마나 뿌듯하던지." 김 공장장의 말이다.

김 공장장은 "육포 소비자들 중에는 매니아가 적지 않은데 이 분들은 한 번만 맛 보고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육포와 육우(젖소 교배용 수컷 소)로 만든 육포, 우리 장흥한우육포의 차이를 금방 알아채더라"고 말했다. 장흥은 공장이 없고, 산과 계곡이 많아 물이 좋은데 이런 곳에서 자란 한우로 만든 육포여서 짜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 주장이다. 또 한가지 큰 차이점은 수율이다. 김 공장장에 따르면 기계로 갈아서 만드는 육포는 수율이 90%이상이다. 다시 말해 1kg의 고기에서 900g정도의 육포를 뽑아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장흥한우육포의 수율은 평균 33%다. 중앙일보팀은 김 공장장의 안내를 받아 공장 안으로 들어가봤다. 하얀 위생 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일일이 소 엉덩이 살에서 힘줄과 지방을 깔끔히 발라내고 있었다. '저렇게 다 떼어내면 뭘로 만드나' 싶을 정도였다.

김 공장장은 "농협이 직접 세워 운영하는 공장인 만큼 대한민국 최고의 육포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최고의 영양간식인 장흥육포를 많이 애용해 달라"고 말했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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