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신문 보기- 1984년 6월 4일 4면] 아직도 그대로네..'비놀리아' 배우의 고민

서정민 2014. 7. 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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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장난꾸러기 꼬마, 누굴까? 30년 전 사진을 보며 현재의 인물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특히 그게 어릴 때 얼굴이라면 성인이 된 후의 인물을 알아맞히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이 꼬마, 단번에 알 수 있다. 최근 시작한 KBS 드라마 '조선총잡이'에서 고종 역을 맡은 배우 이민우(38)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데뷔 년도는 1981년. 당시 5살의 나이로 MBC 드라마 '조선왕조오백년'에 출연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속 MC 김성주의 아들 '민율'이와 같은 나이다.

30년이 넘는 연기경력을 가진 아역배우답게 대표작도 사극과 현대극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한명회'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이 그의 존재감을 기억케 하는 대표적인 사극이다. 현대극에선 똘똘한 이미지답게 '카이스트'를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실제로도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수석 입학할 만큼 모범생이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뜨거운 청춘을 대표할 만한 멜로드라마가 없다는 점이다. 2000년 당시 이병헌, 이승연, 송윤아 등 젊은 스타들이 총 출동했던 송지나 작가의 옴니버스 드라마 '러브 스토리' 정도가 이민우의 대표적인 멜로드라마가 아닐까. 이미연과 함께 출연한 '오픈엔디드'라는 2부작에서 그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는 건축학도 역을 맡았다.

제목에서 말한 '비놀리아'는 한때 화제를 모았던 세숫비누의 제품명이다. 모든 걸 아껴야만 잘 살 때, 쉽게 문드러지지 않는 비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때 "아직도 그대로네"라는 광고 카피와 함께 '비놀리아'라는 수식어를 사용한다.

홍경인, 정준, 양동근, 정태우…수십 년 연기경력의 아역출신 배우들이 갖는 고민도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너무 어려서부터 익숙해진 얼굴, 그래서 '아직도 그대로'인 그들은 배우로서의 신비감이 약하다. 특히나 예민한 감수성으로 사랑의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멜로드라마 속에서 이들을 '남주(남자주인공)'로 만나는 일은 가족 중 오빠를 이성으로 바라보는 것만큼이나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연기자에게 꼭 멜로연기만이 전부는 아니다. 인생이 사랑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아직도 그대로'인 나를 발견했을 때 미소가 번지는 것처럼 TV에서 오랜 시절 친숙한 얼굴들을 보면 시청자는 반갑고 기쁘다. 그들이 앞으로도 열정적인 연기자의 길을 가길 기대한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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