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문병주 2014. 4. 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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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외곽의 대형 할인매장이죠, 나들이 겸 쇼핑 가기 좋아요

Q 올해 들어 유난히 '세일(SALE)'을 알리는 소식이 많네요. 백화점·대형마트·수퍼마켓은 물론이고 아울렛에서도 진행한다는군요. 앞으로는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이 많이 생겨나 쇼핑할 곳이 늘어난다는데 어떤 형태의 판매점을 뜻하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울렛이라고 하는 곳과는 많이 다른가요.

A 틴틴 여러분은 주말에나 가족여행을 가는 길에 고속도로나 국도 근처의 큰 쇼핑타운을 본 적이 있지요. 직접 들어가 보기도 했겠죠.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과 경기도 이천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대표적이죠. 이곳들을 만든 신세계와 롯데에서는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이라고 공식적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먼저 아웃렛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까요. 아웃렛은 영어로 'outlet', 즉 출구라는 뜻이죠.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창고 밖으로 내놓는다는 의미로 썼다고 합니다. 아웃렛에서는 손질이 약간 잘못됐거나 잘 팔리지 않는 상품, 시즌이 지났거나 너무 많이 생산돼 팔기 어려운 재고품을 주로 팝니다. 이런 물건을 제값 받고 팔 수 없기 때문에 정상가보다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팔기도 하지요. 원래는 제조업체가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팔았기 때문에 팩토리 아웃렛(factory outlet·공장 아웃렛)이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도심형 아울렛보다 넓고 물건 많아

 아웃렛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미국 덱스터 신발회사를 설립한 해롤드 알폰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1930년대 잘 못 만들어진 제품이나 물량이 넘치는 품목을 공장 근로자들에게 싼 가격으로 판매했답니다. 이런 방식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판매로까지 확산됐습니다. 90년대 들어서는 유럽·일본은 물론 한국에까지 아울렛이라는 이름을 단 매장들이 생겨났죠.

 국내에서 아울렛이라는 말은 이랜드그룹이 1994년 '2001아울렛'이라는 매장을 열면서 도입됐습니다. 이랜드그룹은 서울 당산에 2001아울렛 1호점을 오픈했습니다. 국내 최초의 백화점식 패션 아울렛으로 백화점과 같은 형태의 층 구성과 상품 구성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했죠. 2001년에는 서울 가산동(옛 구로공단)에 마리오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아울렛 시장 확대가 본격화됩니다.

 이후 가산동에는 W몰·패션아일랜드·하이힐 등 다른 아울렛들도 들어서며 패션타운을 형성했습니다. 가산동은 이외에도 한섬팩토리아울렛,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단독 브랜드 아울렛들이 밀집해 연 1조원의 패션 유통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리오아울렛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통해 1·2·3관을 연결해 13만2000㎡(약 4만 평)에 약 6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합니다. 이처럼 교통이 좋고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심에 있는 아울렛을 '도심형 아울렛'이라고 부릅니다.

 이와는 달리 도심 밖에 위치한 아울렛이 교외형 아울렛입니다. 이런 형태의 아울렛은 현재 신세계와 롯데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도시 외곽에 있는 아울렛이 아닌 특별하고 더 가치가 있다는 '프리미엄(premium)'이란 단어를 붙였습니다. 프리미엄은 신세계가 여주에 세운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신세계는 파트너사인 미국의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과 50:50 지분의 합작사인 신세계사이먼을 만들고 2007년 6월 여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1호점을 열었습니다. 2011년 3월에는 파주에 2호점을 냈고, 지난해 8월에는 부산에 3호점도 만들었죠. 최근에는 1100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에 첫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짓기로 나주시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또 경기도 의정부시에 1100억원을 들여 아울렛을 만들 계획도 세웠죠. 신세계에 따르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만들 당시 프리미엄은 고유상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이미 사람들 사이에 '고급스럽고 가치 있는'이라는 뜻으로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신세계만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라고 하네요.

 지난해 12월 경기도 이천에 롯데가 동양 최대 규모의 교외형 아울렛을 열면서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이곳은 영업면적만 잠실야구장의 두 배가 넘는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폴스미스·코치·질샌더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포함해 353개 브랜드가 있다고 합니다.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은 땅값이 도심보다 싼 이점 때문에 면적이 넓습니다. 그만큼 제품 종류도 많겠죠. 주말이나 휴일 등을 이용해 나들이 겸 쇼핑을 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장소로 볼 수 있죠. 현대백화점 역시 경기도 김포와 인천 송도 등에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준비 중입니다. 김포점은 2400대 주차가 가능한 규모입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김포점보다 두 배나 큰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 계획입니다.

 이처럼 백화점그룹을 중심으로 아울렛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백화점 3개사는 2012년 8월 충북 청주의 현대백화점 충청점을 끝으로 더 이상 백화점을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도심형 아울렛과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은 계속 늘리고 있죠. 이처럼 아울렛 사업을 기업들이 계속 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을 내는 것입니다. 아울렛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기존의 백화점보다 이윤을 크게 남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롯데의 경우 아울렛 사업은 2008년 3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성장률은 각각 4.9%, 1.4%에 그쳤지만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매출은 41.3%나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성장률은 각각 4.9%와 2.7%인 반면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은 30% 이상 성장했습니다.

여가 문화 발달 힘입어 고객 늘어

 그럼 사람들은 왜 아울렛을 선호하게 된 걸까요. 기본적으로는 소비자들이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싸게 사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들어진 지 조금 오래됐더라도 싸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경제상황이 안 좋을수록 이런 현상은 더 커지겠죠. 이와 관련해 여러분이 이용하는 트위터나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언급되는 쇼핑 장소를 분석해 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타파크로스라는 분석업체 전문가들이 쇼핑 장소로 언급되는 정도를 살펴봤더니 쇼핑 장소로 백화점은 2012년 187만 번에서 지난해 133만 번으로 29% 줄어든 반면 아울렛은 20만 번에서 22만 번으로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의 경우에는 주말 여가를 즐기려는 여가문화 발달도 영향을 미쳤겠죠. 가족끼리 답답한 시내를 벗어나 여행 가는 기분으로 떠나 명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1석2조인 셈이죠.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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