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된 '반티', 이건 아니죠

2014. 3.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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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반티를 아십니까?

혹시 '반티'를 아십니까? 반티는 중·고등학교에서 운동회 때 반마다 맞춰 입는 티를 말한다. 반의 단합을 도모할 수 있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반티가 상업화되기 이전까지인 대략 2~3년 전까지만 해도 비슷한 색, 종류의 옷을 맞춰 입거나 같은 티를 단체 주문하는 정도였다. 물론 가격도 티 한 장인 5000원대, 가격이 높아도 1만원이 넘어가지 않았다.

반티의 상업화 변질 과정

그러나 평범한 티셔츠 반티에 질린 학생들은 좀 더 튀고 색다른 반티를 찾기 시작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생겼다. 공급처인 반티업체들이 생기면서 반티는 상업화 되었다.

마치 코스프레 의상 같은 특이한 의상들을 반티업체에서 반티라며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옷이 특이한 데다 위에 티만 입던 옷을 바지에 소품까지 사니 가격도 껑충 뛰었다.

예전 티셔츠 반티는 운동회 때 말고 평소에도 입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밖에서 평상복으로 입지 못하는 옷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은 가격표의 가격보다도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역설의 반티

단순하게 가격만 높아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반티는 단합을 위해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단합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반티가 이벤트복 위주로 편성되면서 반티의 종류가 한정되었다. 그러면서 다른 반과 원하는 옷의 종류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 반에서도 며칠 전 옆 반과 반티가 겹쳐 서로 결정한 반티를 바꾸라고 싸움이 있었다.

반티를 입는 두 번째 목표는 개성을 표현하려고 입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개성 표현의 의미 또한 퇴색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옷의 종류가 한정되면서 몰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밖에 입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높아 과다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 반티로 정해지면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을 수도 없다.

우리 학교의 예를 들어 반티 구입에 지출하는 돈을 계산해 보겠다. 반티 최소 가격대인 10000원x30명=30만 원이다. 여기에 9반까지 있으니 300000원x9반=270만 원이다. 다시 여기에 학년수를 곱해 270만 원x3학년=81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가격은 최소 가격으로만 계산한 것이다. 학교에서 내는 돈이 아닌 학생 개개인이 내는 돈이긴 하지만 반티에 이렇게나 많은 돈을 쏟아 붇는 것은 지출대비 득이 너무 적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반티의 본래 의미인 단합과 개성 표현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상업화된 반티보다는 단순한 티셔츠를 공동구매나 맞춰 입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과다지출도 막을 수 있다. 그래도 1년에 한 번 뿐인데 너무 밋밋하다고 생각하면 티셔츠에 반 구호나 문구를 프린팅 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반티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반티 가격 상한제를 실시하거나 상의 티셔츠 구입만 허용하는 방법이 있다. 학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는 자율적으로 적당한 가격대와 반티의 본래 의미에 가까운 조건에 부합하는 반티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이번 운동회에서는 상업화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반티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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