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폭발 붕괴' 뉴욕 아파트 알고 보니 어려운 이웃 도와주던 스페인 교회

2014. 3. 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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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뉴욕 맨해튼 이스트할렘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붕괴된 두 채의 건물 중 왼쪽 1644번지 건물엔 교회가 있었다. '스패니시 크리스천 처치(Spanish Christian Church)'라는 이름의 교회는 1층을 예배당으로 사용했고, 2층은 모임 장소 등 다른 용도로 썼다. 주로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할렘 지역은 1950년대 과거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이 몰려와 '스패니시 할렘(Spanish Harlem)'으로 불린다. 이 교회에서 회계업무를 맡았던 카르멘 바르가스 로사는 "교회가 창립된 지 10년 뒤 이 곳으로 옮겨와 70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고 말했다.

3~5층은 주거용으로 사용됐는데 주로 이 교회에 다녔던 교인들이 세 들어 살았다. 3층엔 영어 설교를 담당했던 리 피아트 곤살레스 부목사 부부가 거주했다. 이스트할렘은 뉴욕에서 최고 실업률을 기록할 만큼 경제난을 겪는 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교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홈리스(Homeless·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마련해주거나 임시로 숙소를 내주기도 했다. 이런 내용은 뉴욕타임스(NYT)가 이 건물에 살았던 이들의 사연을 다룬 '100년 넘게 서 있었던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제목의 13일자 기사에 실렸다. 두 건물엔 총 15가구가 있었고, 주로 타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거주했다.

오른쪽 1646번지 건물 주인인 일본인 무라마스 가오루는 이 건물 1층에서 피아노가게를 운영했다. 사고 당시 출근을 해 화를 피할 수 있었던 5층 거주자 유세비오 페레즈(48)는 "가오루는 싼 값에 집을 내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페레즈는 두 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방 3개짜리 집에 살면서 한 달에 500달러(약 53만원)를 냈다. 지난해 4월 한 시장조사기관의 조사 결과 맨해튼의 평균 월세 가격은 3902달러(약 420만원)로 나타났다.

한편 건물 붕괴 현장에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로 인해 사망자는 최소 8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60여명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3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 경찰은 "부상자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일부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투광기와 열 감지 카메라 등을 이용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가 있는지를 찾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사건 당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 탓에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소방관들이 연신 물을 뿜어대고 굴착기로 잔해를 치우고 있지만 건물 붕괴 현장은 여전히 쑥대밭"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붕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가 맞는지, 이 지역 가스 시설을 관리하는 콘에드사가 제대로 관리를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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