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킨, 중국서 날아오르긴 했는데.. 장기비행 역부족 왜?

2014. 3. 10.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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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 그대')의 인기를 업고 치킨과 모바일 메신저가 중국 시장에서 날개를 달았다. 한국식 치킨 매장의 매출이 껑충 뛰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바일 메신저의 이용자 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치킨과 모바일 메신저 사이에는 묘한 격차가 있다. 바로 드라마에서 특정 브랜드가 노출됐느냐 안 됐느냐.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은 톡톡하게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치킨은 '빛 좋은 개살구' 신세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치킨 업체들이 BPL(Brand Placement)만 제대로 알았더라도 좋았을 것"이라며 "치킨 브랜드만 노출됐더라도 중국 시장 진출은 좀 더 용이했을 것"이라고 9일 말했다. BPL은 PPL(Product Placement)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마케팅 방식이다. PPL은 영화나 TV 드라마 장면 속에 특정 제품·매장을 등장시켜 홍보를 노리는 판촉활동이다. BPL은 스토리 안에 제품의 브랜드는 물론 해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 이념까지 녹인다.

네이버의 라인은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별 그대' 방송 이후 중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라인은 일본 태국 대만 등에서 입지를 굳혔지만 중국에서는 '위챗'에 밀려 고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나리오에 이미 메신저를 사용하는 장면이 있어 자연스럽게 라인을 노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제작진과 철저히 협의해 두 주인공인 도민준과 천송이가 자연스럽게 메신저를 사용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여주인공 집 거실에 라인 캐릭터 인형을 배치하기도 했다.

천송이가 "첫눈 오는 날에는 치맥(치킨+맥주)인데…"라는 멘트 등을 날려 치킨업체들의 매출이 반짝 늘기는 했지만 이를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다.

'별 그대' 방영 이후 한국식 치킨은 매출 증가 흐름을 탔다. 중국에 155개 매장을 운영 중인 BBQ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 늘었다. 상하이에서 BBQ를 운영하는 푸덕쿠이(30)씨는 "BBQ를 운영하면서 이런 인기와 매출 신장은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상하이에 즈텅루점을 운영하는 교촌도 '별 그대' 방영 초기인 지난해 12월보다 지난달 매출이 90%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 증가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드라마 덕분에 인기를 끌었지만 반짝 인기"라며 "드라마에서 브랜드를 노출했다면 중국 시장 내 마케팅이 좀 더 용이했을 텐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우리 라면도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별 그대'에 도민준과 천송이가 여행지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이 있다. 농심 중국법인인 농심차이나의 1∼2월 매출은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종영된 '별 그대'가 중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을 일으켰다"며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상상 이상"이라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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