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6개월 단축에 분양시장 봄기운
수도권 4만5000가구 수혜..공급 물량 과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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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안을 제시하자 부동산 업계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민간택지의 일반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현행 1년(투기과열지구 3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는 소식에 분양시장도 점차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등 기존 수요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알짜 분양물량에만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매가능 물량이 규제 완화 등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부동장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경우 수요 대비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환영하지만 "거래 늘까?"
20일 서울 시내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위례·판교 신도시 등에 밀집한 분양 예정인 주요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권 전매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아직까지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단지에도 분양권에 평균 2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있을 만큼 투자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은 분위기라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송파구 장지동의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계속되는 전세난으로 인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분양권 투자에 열의를 보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이미 전매제한이 풀려 거래가 가능했던 한 아파트는 보통 3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으면서 관심은 많았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권 시장은 대체로 웃돈만 많이 붙고 실거래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며 "따라서 정부 발표대로 전매제한이 줄어드는 건 확실히 업계에서 봤을 때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실상 단기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분양권을 시장에 내놓게 된다면 분양권 가치가 그만큼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반포동의 S공인 관계자는 "당장 전매제한이 풀린다면 신규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나 금융적인 어려움에 분양권을 급히 처분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기존 시장 자체가 워낙 강남·위례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몰려있는 상태라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낮은 지역은 큰 효과를 못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입지 따라 효과 차이날 듯"
실제 부동산 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매제한이 완화되면서 수혜 가능한 지역은 서울 4357가구, 경기 1만5684가구, 인천 4941가구로 경기지역이 서울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책에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역별 투자 심리에 따라 입지별 효과가 극명하게 차이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분양권 전매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한 '떴다방' 업주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보면 호재이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그간 워낙 깊었기 때문에 이 정책만으로는 당장 가시적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부동산114의 임병철 과장은 "강남권 등 입지여건이 좋고 기존 투자수요가 많았던 곳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더 세지거나 분양열기가 좀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오히려 경기도 외곽지역의 주택시장은 극히 달아오를 것 같진 않고, 실수요자들로 재편되는 상황에 맞춰 신규 수요를 모을 만한 구심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허윤경 연구위원은 "미분양이 적체된 지역이나 수요가 적은 곳들은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주거환경 등 인프라가 갖춰진 다음에야 전매제한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최근 정부 발표가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려면 어느 특정 지역을 넘어 분양시장 전반에 매수세를 이끌어낼 만한 동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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