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직증축 허용..리모델링 사업성 높아져
(세종=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국토교통부가 23일 밝힌 주택법 개정안 및 그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아파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높여줄 수직증축 허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아파트 주민 분쟁의 주원인인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소음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아파트 관리를 둘러싼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300세대 이상 단지는 외부 회계감사도 의무화됐다.
◇ 리모델링 때 수직증축 허용…최대 3개 층까지
내년 4월 25일부터 재건축(20∼40년)보다 연한이 짧아 추진이 쉬운 리모델링(15∼19년)에 최대 3개 층, 세대수는 15%까지 증축을 허용하기로 함으로써 리모델링의 사업성이 높아지게 됐다.
지금까지는 수직증축은 허용되지 않았고, 수평증축이나 별동증축을 통해 세대수를 10%까지만 늘릴 수 있었다.
증축으로 늘어난 주택을 일반분양하면 리모델링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데, 늘릴 수 있는 세대수가 확대된 만큼 리모델링의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축 당시 구조도면이 확보돼 있어야 한다. 수직증축을 하면 건축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높아지는데 건축물의 기초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이를 따져보는 절차가 겹겹이다.
리모델링 허가 전후에 2차에 걸쳐 한국시설안전공단, 건설기술연구원 등에서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고, 리모델링 설계도면이 나오면 건축심의, 사업계획승인 신청 때 구조안전성 검토도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으로도 세대가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길이 터진 만큼 도시과밀이나 일시적 집중을 막을 방편도 마련했다. 특별시·광역시·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는 10년 단위의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짜야 한다.
또 세대수가 늘어나는 리모델링 사업을 허가할 땐 도시과밀 우려가 기반시설에 영향이 없도록 20세대 이상 증가하는 경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주택시장 불안정을 낳을 우려가 있을 땐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리모델링 기본계획 변경, 인·허가 시기 조정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 층간소음 기준 마련키로…분쟁 때 기준 될 듯
국토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층간소음의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뛰거나 걷을 때 나는 소리, 악기 연주 소리, 운동기구 사용 소음, 내부수리 소음 등 소음 종류별 층간소음의 한계치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마련된 기준은 내년 5월부터 시행돼 환경분쟁조정위원회나 법원 등에서 진행되는 각종 분쟁 조정에서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선언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아파트 입주민은 다른 입주민에게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소음발생 중단에 협조해야 한다는 점도 의무로 규정했다.
◇ 300세대 이상 아파트는 매년 회계감사 받아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각종 아파트 관리제도도 강화된다.
2015년 1월부터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거나 공사·용역사업자를 선정할 때 전자입찰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현재는 임의 시행인 것을 강화한 것이다.
또 2015년부터 300세대 이상 단지의 관리사무소 등은 1년마다 정기적인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내년 6월부터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300세대 이상 아파트나 150세대 이상이면서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 등)의 관리사무소는 관리비·잡수입 등에 대한 회계서류를 5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
또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는 공사·용역계약서를 아파트 단지 인터넷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공개해야 한다.
◇ 장수명 주택 인증제도도 도입
일명 '100년 주택'으로 불리는 '장(長)수명 주택'에 대한 인증제도가 내년 12월부터 도입된다.
장수명 주택은 현재 아파트 건설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벽식 구조'와 달리 철골 또는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한 기둥과 보의 연속으로 이뤄진 '기둥식(라멘조) 구조'로 건설되는 주택이다.
기둥식 구조는 내부 칸막이가 비내력벽으로 구성돼 구조 변경이 쉽고 노후 배관 등 설비 교체가 쉬워 리모델링이 용이하지만 공사비가 20% 이상 비싸지는게 단점이다.
국토부는 장수명 주택에 대해 내구성, 가변성, 수리용이성을 평가해 최우수-우수-양호-일반 등 4개 인증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500세대 이상 아파트는 공급할 땐 '일반' 이상의 인증등급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또 우수 등급을 취득할 때는 건폐율과 용적률에 대해 지자체의 조례 규정에 관계없이 해당 용도지역 기준의 110% 이내에서 완화를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 장수명 주택을 늘리기로 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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