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취득세 인하엔 '시큰둥'..수직증축 리모델링엔 '기대'
부동산 관련법 국회 통과 후 시장반응 극과 극취득세 내려도 "실효성 없다" 대부분 관망세 유지수직증축 리모델링 수혜지역 분당은 "집값 호재" 활기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소연 기자, 박미주 기자]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등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법들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장은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에 대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무덤덤하다. 일부 지역은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따른 효과는 긍정적이다. 수혜지역으로 분류되는 1기 신도시는 시장 부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화문의조차 뜸합니다"
= "지난달 취득세 영구인하를 담은 주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조합설립 총회를 열어 인가까지 받으려 하는데도 문의 없이 조용합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J공인중개소 대표)
8·28대책을 통해 발표된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4개월여 만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서울 강북·강동·강남 등에서는 대부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로 2%의 세율이 1%로 낮아진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집중된 강북권. 지난 6월까지 한시 적용되던 감면 혜택이 종료된 후 거래절벽 현상까지 발생했지만 정작 영구인하 소식에는 둔감하다.
청구역 인근 M공인 대표는 "11월부터 걸려오는 문의는 90%가 전세로 세금 인하와 상관없이 수요자들은 아직 집을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호가가 재조정되는 등 매매가 하락세는 다소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봄 이전까지 거래량과 매매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밝혔다.
저가 매물이 몰려 있는 성북구 정릉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43㎡대부터 122㎡대까지 다양한 평형대를 보유한 '정릉중앙하이츠빌'의 경우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도 빠졌다
◆강동권 재건축단지는 거래 늘어
= 강동권의 사정은 더욱 안 좋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대부분 부동산 대책 관련 법 국회통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예정이지만 매수문의가 많지 않다. 인근 J공인 대표는 "이상하게도 아예 문의가 없이 조용하다"며 "주변 상가 음식점도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고 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다주택자양도세 중과폐지나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등 다른 부동산 대책 관련법들이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탓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나마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매매시장은 거래가 늘었다. 지난주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주께 조합원분양신청 접수에 나서며 사업이 급물살을 탄 영향이다. 고덕동 L공인 대표는 "이쪽은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소급적용시기 등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사업 진행이 빨라지며 지난 한 달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문의가 늘고 법안 통과 후 거래도 이뤄졌다"고 반색했다.
강남 지역 중개사들은 취득세 영구인하가 이 지역에서는 대표적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선 이번 개정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치논리로 취득세율 부과 구간이 세분화됐을 뿐 아니라 가격 기준이 하향 조정됐다"면서 "강남권에선 실효성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C공인 대표는 "결국 거래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은선 부동산114리서치센터 대리는 "취득세 영구인하 등 수개월째 국회에 묶여 있던 법안들이 결국 통과됐지만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리모델링 단지 많은 분당은 '활기'= 취득세 영구인하와 달리 리모델링 수직증축 수혜지역에서는 집값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분당신도시 중개사들은 이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당구 야탑동 J공인대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통과 이후 문의는 엄청 많다"며 "분당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방침이 발표된 후 약 6개월간 분당 아파트 가격은 연초보다 1000만~3000만원 올랐다. 분당구 C공인 관계자는 "부양책들이 계속적으로 나오면서 급매물들은 다 나갔고, 가격들도 다 오른 상황에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현재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에 전세 살던 사람들이나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 지역 외에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던 서울·수도권 35개 단지, 2만2600여가구는 법안 통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한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신도시 입주와 달리 기존에 갖춰져 있는 주변시설은 그대로 유지가 되면서 아파트 자체 시설이 좋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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