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용권] 5년간 끌어온 새만금 송전선로 분쟁 타결을 보며..

2013. 12. 1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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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습니다. 이제 모두 잘될 겁니다."

전북 군산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13일,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지만 지역 주민과 시 공무원, 한국전력 직원들의 마음만은 훈훈했다. 5년간 끌어온 숙제를 극적으로 타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의 결단을 치켜세우고 그동안 노고를 칭찬했다.

새만금 송전선로사업을 둘러싼 분쟁이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주민들은 송전선로 우회를 추진하되, 기술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판명되면 이를 포기하고 당초 노선대로 건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이 사업은 1872억원을 들여 군산변전소∼새만금변전소 구간(30.6㎞)에 345㎸급 송전탑 88기를 건설하는 것이다. 한국전력과 군산시는 2008년 12월부터 14.3㎞ 구간에 송전탑 42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나머지 46기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해 4월 공사가 중단됐다. 회현면과 옥구읍, 미성동 주민들은 선로가 지나면 땅값 폭락으로 1조원 이상의 재산권과 전자파로 인한 건강권이 침해된다며 반발해 왔다. 이들은 대안노선(만경강 방수제∼남북2축도로)으로 건설할 것을 주장하며 60여 차례 집회를 열었다.

멀리 경남 밀양에서도 같은 문제로 2007년 11월부터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경찰 경비 속에 송전탑 공사가 재개됐으나 주민들은 '희망버스'의 지원 등을 받으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분신자살한 주민에 이어 최근 또 한 주민이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시민분향소' 설치를 둘러싼 마찰도 이어지고 있다. 부실한 설득과 협상, 강행에 맞선 '외부세력' 개입 등이 사안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과정과 결과는 크게 달랐다. 군산 주민들은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겠다"고 뜻을 굳게 세웠다. "연대하자"는 한 정당의 제의를 거절하고 한전과 협상을 계속해 나갔다.

두 달 전부터 실마리가 보였다. 국가권익위가 주민들을 14차례나 만났다. 한전 측은 그동안의 태도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60개월을 끌어온 난제가 돌파구를 찾았다. 6개월 뒤면 해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찬반으로 대립하던 주민들도 다음주 모임을 갖고 앙금을 풀기로 했다.

대화와 경청, 그리고 아름다운 양보로 풀어낸 새만금 송전선로 사업. "집단민원 해결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는 이성보 권익위원장의 말이 큰 메아리가 되고 있다.

군산=김용권 사회2부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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