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영구 인하·수직 증축 허용 법안 통과됐지만.. "파급 효과 제한적"

2013. 12. 11.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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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 영구 인하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의의는 있지만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고 시장이 본격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주택 구입 시 내는 취득세를 가격 구간(6억∼9억원 제외)에 따라 1% 포인트씩 영구 인하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인하안은 지난 8월 28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또 15년 이상 아파트에 대해 최대 3개 층의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취득세 영구 인하와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시장 활성화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혼란스러웠던 취득세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심리적 측면에서 중소형 주택 거래 시장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도 대상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 1기 신도시와 서울 강남, 목동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수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미 시장이 관련 법 통과를 기정사실화해온 데다 경기 자체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만 활성화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취득세 영구 인하 효과는 반짝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지 몰라도 조금만 지나면 영구 인하 자체를 당연하게 생각해 그 효과는 길어봐야 3개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의 경우 전국적으로 400만 가구가 대상이지만 사업성을 충족하는 지역이 많지는 않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부동산리서치팀장은 "당장 1기 신도시 중 분당, 분당 중에서도 역세권 입지가 좋아서 사업성이 나올 만한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사업성이 좋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업성이 있으려면 3.3㎡당 1700만∼1800만원 정도 되는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관련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단지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법들은 통과됐어도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는 올해 말로 종료되는 양도세 감면 제도와 시너지를 발휘할 만한 재료였지만 법안 통과 지연으로 효과가 반감됐다.

부동산 관련법 통과가 '만능키'도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법 통과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건 무리이고, 과거에도 그런 적이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건설·주택업계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에서 "내년 주택 경기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택 대책과 관련한 후속 입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비롯해 건설 경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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